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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론

<특별기고> 공부자(孔夫子)께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

오흥녕
2024.01.25·5분 읽기·조회 43

 

 

 

 

이찬재 충주향교 전교

 

 


 

공부자의 가르침을 한 글자로 요약하면 인(仁)이다. 어질다, 자애롭다, 인자(仁慈)하다, 사랑하다 등으로 해석된다.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인자한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은 않았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역사를 보면 2천여 년 전에도 마음과 행동이 몹시 흉악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이 사회와 국가를 어지럽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자와 같은 시대 같은 노나라 사람인 소정묘(少正卯)가 오악(五惡)을 행하고 있었다. 그는 인기에 부합하는 이상한 학문을 가르쳐 유명해지고 인기가 높아져 당시 노나라 조정에서 대부(大夫)라는 관직까지 올랐다.

 

공자가 노나라의 사법을 관장하는 대사구(大司寇, 형조판서/법무부장관)라는 관직을 맡게 되자 취임 7일 만에 첫 조치로 소정묘를 대궐의 궁문 앞에서 처형하고, 시체를 3일 동안 백성들에게 보여 경종(警鐘)을 울렸다고 한다.

 

공자는 사람이 저질러서는 안 되는 사악한 행위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첫째, 만사에 통달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이 음흉하고 음험한 짓을 하는 것이다.

 

둘째, 행실이 괴팍하고 고집스러운 것이다.

 

셋째, 말이 거짓되고 교활한 것이다.

 

넷째, 괴이하고 추잡스런 일들을 많이 꾸미고 행사하는 것이다.

 

다섯째, 그릇된 일을 일삼으면서도 겉으로는 교묘하게 옳다고 꾸며대어 백성을 기만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악 중 한 가지만 해당되는 사람일지라도 군자의 처형을 면하기 어려울 진데 소정묘는 다섯 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으면서 소인들의 영웅이 되어 있으니 처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꼭 사형에 처해야 할 사람은 대낮에 강도짓을 하고 밤중에 남의 집 담장을 넘어가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라를 어지럽히고 뒤엎을 그런 사람들이다!’라고 하며 ‘이런 자들은 현명한 군자들마저도 미혹에 빠지게 하는 자이며 어리석은 백성들을 완전히 속이는 자이다!’라 했다. ‘이런 자들이 바로 군자들로 하여금 의혹을 품게 하는 자이며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미혹(迷惑)에 빠지게 하는 자이다’라고 자공(子貢)과 같은 제자들에게 설명하였다.

 

소정묘 같은 자를 공자는 향원(鄕原)이자 영인(佞人)이라고 불렀는데 둘 다 말재간으로 나라를 어렵게 한다는 말이다.

 

향원이라 함은 수령을 속이고 양민을 괴롭히던 촌락의 토호로, 겉으로는 선량한 척하면서 환곡이나 공물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따위의 일을 하였고, 영인은 간사스럽게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을 말한다.

 

 

사람들은 공자라고 하면 인(仁)의 사상을 먼저 떠올린다.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정신이다. 그러나 공자라고 해서 늘 인자하지만은 않았다. 그에게는 엄격한 잣대가 있었다.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것이다.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하는 것이다. 사리(事理)를 공정하게 판단해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고, 잘했으면 칭찬을 받는 것이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그 까닭을 말해주었다.

 

도둑질은 오악에 포함되지 않는다. 마음이 거슬러서 위험하고, 간사함을 행하며 성질이 편벽되고 고집스러워 너그럽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변명하고, 추악한 것을 기억하여 박식하다 하고, 그른 것을 쫓아서 번드르르하게 함을 가지고 있어 나라 정치를 어지럽혔다. 따르는 자들이 모여 무리를 이루었고 그의 말은 사악함을 꾸며 여러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있으며 그의 실력은 올바른 사람을 반대하면서 홀로 설 수 있는 정도였다. 이런 자는 소인들의 영웅이라 할 수 있으니 처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 정치를 혼란스럽게 하여 마치 소정묘 같은 정치인은 없는지 면밀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일반 국민들은 공자가 말하는 오악을 가진 인물을 선거에서 낙선시키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우리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 교언영색(巧言令色)에 속아 정확한 판단을 못하고, 인기에 영합하여 넘어가기 때문이다. 전국의 유림들이 사람의 인성과 인격을 갖추지 못한 부적격인물을 골라 의원으로 선출되지 못하도록 선량한 국민들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하면 우리나라의 품격이 높아지고 윤리 도덕이 바로 설 것이라고 믿는다.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이런 인물을 가려내는 유권자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