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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론

<泮村魯堂>65세인가, 70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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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2017.12.04·5분 읽기·조회 25

 

김학경(용인향교 장의/문양서당 훈장)

 


 

또 한 해가 저문다. 한 해가 저물며 우리 유림(儒林)들의 평균 연령도 한 살 더 고령화되어 갈 것이다. 젊은 유림들이 늘어나지 않는 한 고착화된 유림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언제쯤 젊고 활기찬 유림들이 향교의 문턱을 닳게 할 수 있을까.

 

사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장차 우리나라 미래를 위협하고 국가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서 0~14세 유소년 인구수를 추월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백약(百藥)이 무효하다. 하지만 65세 정도 연령인 분에게 노인이라고 하면 질색을 하거나 경제 활동을 위한 일자리를 바라는 분들도 많다. 일부는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들을 ‘지공거사(地空居士)’라고 하며 경시(輕視)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65세인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하다.

 

노인과학 학술단체연합회에서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서울대 이준영 교수는 “성인의 뇌 용량은 70세까지 유지되고 인지 기능 역시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였고, 한림대 윤종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70세 신체 지표는 2002년 65세와 같아서 10여 년 새 5년 젊어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견해에 비추어 볼 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70세 노인연령 상향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약 50%에 달하여 노인 두 명 중 한 명은 빈곤한 처지에 놓인 노인빈곤율 1위 국가이다. 뿐만 아니라 OECD의 보고서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들의 비율이 2016년 기준 31.5%에 달한다고 했다.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여는 노년에도 사회활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갖는 등의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노인빈곤율 최고의 국가에서 빈곤한 노인들이 생계형 노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인 연령 상향은 그나마 주던 기초연금 등의 혜택이 유보되어 더 많은 노인들이 빈곤의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70세까지 경제활동을 통해 힘들게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불행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노인 연령 상향 문제를 끝까지 외면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의 기초 연금 등 대부분의 노인 복지 기준은 65세이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의 근로자 정년은 60세이며 적지 않은 기업들이 60대 이전에 퇴직시키는 현실에서 노인 연령 상향은 일정한 소득이 없는 60대들이 10여 년을 개인의 능력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나마 연금 수령 연령이 되어도 현재 고령자들 중 월 50만 원 미만의 연금을 받는 사람이 83.2%를 차지한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고령자들이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복지라는 것은 정해진 정부 예산 속에서 분배(分配)의 문제이다. 급속한 고령화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여 이제라도 노인 연령 상향 문제를 적극 공론화(公論化)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노인연령을 70세로 상향할 경우 연 2조 5000억원의 복지비용이 절감된다고 한다. 노인연령 상향을 통해서 절감되는 복지 비용을 빈곤한 노인들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거나 60대의 일자리 창출 재원으로 활용 방안을 모색한다면 노인 연령 상향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미 30%를 상회하는 고령자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고령자들을 위한 안정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선행(先行)되어야 한다. 이밖에도 노인연령 상향은 국민 연금이나 공무원 연금 수급 연령에 대한 조정, 청년 일자리 잠식 등 부수되는 많은 사회적 논란 때문에 단순하게 논의할 수 없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맹자(孟子)는 왕도(王道)가 실현된 국가에서는 “칠십이 된 사람이 비단 옷을 입고 고기를 먹는다.〔七十者 衣帛食肉〕”라고 했다. 즉 기본적인 의식이 충족되는 복지 국가야말로 유교가 꿈꾸는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실현이다. 노인 연령 상향 문제와 함께 유교 문화 전통 속에서 지켜 온 노인 공경의 문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촉구한다. 아울러 과거에 영국의 석학(碩學) 아널드 토인비(Arnold Toynbee)가 “한국의 효(孝)사상, 가족제도 그리고 경로사상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사상입니다”라고 했던 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