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가자지구 인근 가스 탐사 논란 확산 [유교경영리포트]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공기업 해외 자원개발 인권·국제법 기준 따져야”…전국 행동 주간 전개
팔레스타인 평화연대와 시민사회가 한국석유공사의 가자지구 인근 해역 가스 탐사 참여 의혹을 제기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 측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등은 5월 9일부터 21일까지를 ‘한국석유공사 가자지구 자원 수탈 규탄 행동 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곳곳에서 선전전과 기자회견, 집회, 항의 행동을 진행한다.
행동 주간은 순천과 전북, 울산, 서울, 대구, 부산 등에서 이어진다. 순천과 전북에서는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전과 집회가 진행되고, 울산에서는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 기자회견이 예고됐다. 서울과 대구, 부산에서도 항의 행동과 시민 홍보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애버딘에 있는 다나 페트롤리엄 본사 앞에서도 현지 연대 행동이 추진된다.
논란의 핵심은 한국석유공사의 영국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이다. 시민사회는 다나 페트롤리엄이 이스라엘 정부가 부여한 가자지구 인근 해역 가스 탐사권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 공기업이 전쟁과 점령 논란이 있는 지역의 자원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해당 탐사 구역 상당 부분이 팔레스타인의 해양 권리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존권과 자원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한국석유공사의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해외 자원개발 논란을 넘어 공기업의 윤리 경영 문제로 번지고 있다. 국민 자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분쟁 지역 자원 개발에 참여할 경우 경제성뿐 아니라 국제법, 인권 기준, 공공성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교 경영의 관점에서도 이 문제는 가볍지 않다. 공자는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고 했다. 맹자는 “어찌 반드시 이익을 말하십니까. 오직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공기업의 판단 기준 역시 이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민의 이름을 단 기관이라면 먼저 의로움과 공공성을 살펴야 한다.
한편 시민사회 측은 한국석유공사가 관련 질의와 항의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사회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2025년 12월 18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팔 전쟁 종료 이후 국제 정세 모니터링 후 운영사인 에니(ENI) 등 컨소시엄 참여사들과 탐사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하여 진행될 예정”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시민사회는 이를 사업 철회가 아닌 ‘전쟁 종료 후 재검토’라는 유보적 입장으로 보고 있다. 즉각적인 철수나 참여 중단이 아니라 향후 국제 정세와 컨소시엄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한국석유공사 본사를 방문해 1만여 명의 서명을 전달하고 면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 측은 당시 공사 관계자들이 다나 페트롤리엄이 참여한 가자지구 앞바다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고, 다나의 지분이 소수 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태도는 같은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ENI의 입장과도 대비된다. 시민사회 측에 따르면 ENI는 2025년 12월 “향후 이 지역에서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힌 반면, 한국석유공사는 “전쟁 종료 후 검토”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는 한국석유공사가 다나 페트롤리엄을 앞세워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자회사를 통한 사업이라도 최종적인 관리 책임은 모회사와 공적 주체에 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이번 행동 주간을 통해 한국석유공사와 정부에 사업 참여 경위 공개, 관련 계약 구조 설명, 국제법·인권 기준 검토 여부 공개, 사업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가자지구 인근 해역 탐사 참여 경위와 사업 구조, 다나 페트롤리엄의 역할 등을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해당 탐사권이 국제법과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지, 팔레스타인 주민의 해양 권리와 자원 권리에 대한 검토가 있었는지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공기업의 해외 자원개발은 경제성과 함께 공공성, 국제 규범, 인권 기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쟁과 점령 논란이 이어지는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은 일반 투자 사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이 요구된다.
시민사회 측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전쟁과 점령 논란이 있는 지역의 자원 개발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석유공사는 가자지구 인근 해역 탐사 참여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관련 사업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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