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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46암탉이 울 때 반성해야 한다

편집부
2018.05.28·4분 읽기·조회 25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사는 그 병을 덜되, 빨리하게 하면 기쁨이 있어서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말하기를 ‘그 병을 더니’ 역시 기뻐할 만하다. [손괘 육사]

얼마 전에 형님으로 모시는 친한 어른의 집에 놀러갔다. 말이 형님이지 실은 20살이나 연상이다. 그러니 형님이라 해도 아주 큰 형님이시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왔다.

“아! 그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잖아? 우리 집이 덕소에서는 그래도 한다하는 집안이었는데, 대낮에 암탉이 수탉 흉내를 내면서 울어대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뭘 어떻게 해. 집안을 망하게 할 요물이라고 하며 잡았지.…. 그런데 아닌게 아니라 얼마 뒤에 그 많은 재산을 다 잃고 쫄딱 망한 거야. 옛 어른들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아.”

“왜 안 그러겠어요. 집안의 은인을 잡았으니.…” “집안의 은인을 잡았다고?” “그럼요. 형님 집 망할까봐 잘 방비하라고 목숨 걸고 경고해준 거 아닙니까? 집안에 음기가 성하니 대책을 세우라고 한 거지요. 그런데 고마운 경고는 무시하고 닭을 잡아버렸으니, 집안이 성했겠어요?” “듣고 보니 자네 말도 일리가 있네. 그렇지. 암탉이 미리 알려준 것으로 볼 수 있구먼.”

수탉 흉내를 내는 암탉하고는 좀 경우가 다르지만, 옛날에도 그런 비슷한 일이 많았다. 하나라 걸임금이 탕임금에 의해서 남소로 추방되었을 때 “내가 탕을 하대에 가두었을 때 죽이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고 하였다. 과연 그럴까? 걸임금은 애첩 말희와의 향락을 위해 백성들의 고혈을 빨았고, 조량이라는 간신을 중용하여서 백성들을 약탈하고 학살하였으며, 탕(湯)이 재덕을 겸비한 이윤(伊尹)을 추천하여 보좌하게 하였으나 배척하여 쫓아냈고, 야궁(夜宮)이라는 큰 연못을 파서 남자와 여자들을 벗겨서 함께 술을 마시고 놀며 정사를 살피지 않았다.

충신 관룡봉(關龍逢)이 “천자가 겸손하고 신의를 중시하며 근검절약하고 어진 인재를 좋아해야 천하가 안정되고 왕조도 견고해집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사치에 빠지고 살륙을 일삼으시니, 백성들은 모두 폐하가 일찍 죽기를 바랍니다. 이미 민심을 잃었으니 하루빨리 과오를 고쳐야 비로소 민심을 만회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충언하자 “나는 해와 같다. 저 해가 영원하듯이 나 역시 영원할 것이다”라고 하며 죽였다.

그러자 백성들이 “이 해가 언제 없어지나? 내가 너와 함께 망하리라”고까지 하며 원망하였다. 걸임금만 죽을 수 있다면 내가 죽어도 상관없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도 그 많은 잘못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오직 ‘탕임금이 없었다면 내가 계속해서 임금노릇하며 즐기고 있었을텐데…’ 하고 탕임금만 원망하고 있다. 설사 우연한 기회에 탕임금을 죽였다고 할지라도, 이미 천하가 뼈에 사무치도록 걸임금을 원망하고 있으니, 어찌 제2 제3의 탕임금이 나오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다행히도 그 형님댁은 형님이 앞장서서 집안의 기강을 일신하고 성실히 노력한 끝에 선대보다 더 큰 부를 이루었다. 비록 암탉이라는 충신(?)이 경고한 기회는 잃었지만, 집안이 망하게 된 이유를 분석하고 반성해서 재도약을 한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잘못이 있더라도 빨리 고치면 허물은 없어지고 기쁨이 오게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