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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간소개>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문화부호로서의 역, 문화영웅으로서의 성인<BR>역과 성인이라는 상징 속에 감추어진 상고시대의 문명발전사<BR>정병석 지음/440쪽/40,000원

오현주 기자
2018.07.02·2분 읽기·조회 19

 

『주역』은 『역경』과 『역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경』은 괘사와 효사로 이루어진 부분으로 점서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 『역전』은 『역경』을 해석한 부분으로 흔히 성인의 말씀으로 일컬어지면서 십익이라 불린다. 그런데 『주역』의 『역경』에는 성인이라는 용어가 없고, 『역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점에 주목하여 저자는 『주역』  속에서의 성인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역은 과연 우주의 비밀을 꿰고 있는 신비의 책인가? 성인들은 우리에게 역의 비밀을 알려주고 문명세계를 열어준 인류의 스승인가?

이 책의 결론은 “아니다”이다. 저자는 역과 성인을 하나의 문화적 상징부호로 해석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역과 성인은 문명세계와 고대인들의 염원을 이어주는 매개체에 불과하다. 험난한 자연환경 속에 살면서 고난을 헤쳐가야만 했던 야만 상태의 고대인들은 현실의 고단함을 극복해 줄 구원자를 갈구했고, 이런 열망이 성인이라는 이미지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복희씨가 아니고 굳이 공자가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에 의해 역이 만들어지고 문명세계가 열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는 성인이라는 칭호가 부여되었을 것이다. 본문 속의 다음 말은 이런 저자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성인의 활약상을 그린 「계사전」의 문장들은 흡사 중국 상고시기의 문화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문장들에는 복희씨 → 신농씨 → 황제 → 요 → 순으로 이어지는 문명발전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실제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는가의 여부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계사전」 속의 성인은 실재의 인물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문명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적 인격부호이기 때문이다.…… 문화적 상징부호로서의 성인은 실제로는 사람들의 염원과 희망을 담은 하나의 매개체일 뿐인 것이다.”

예문서원 02-925-5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