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150공짜를 가르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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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초육은 항상함을 집착하는 것이다. 고집해서 흉하니 이로움이 없다. 상에 말하기를 ‘항상 잘해 주기를 집착해서 흉함’은 처음에 너무 깊이 구하기 때문이다.[항괘 초육]
『서유기』의 끝부분을 보면 삼장법사와 손오공이 부처의 반열에 오르는 논공행상 광경이 있다. 서방 극락정토에 있던 불경을 14년이라는 긴 세월의 천신만고 끝에 동방의 나라인 중국으로 전한 공을 높이 산 것이다. 삼장법사를 돈독한 신앙을 바탕으로 불교의 깃발을 높이 들어 동방에 전했다고 해서 전단공덕불(旃檀功德佛)로 삼고, 손오공을 마귀와 괴물을 굴복시켜 세상을 평화롭게 하였다고 해서 투전승불(鬪戰勝佛)로 삼았다. 이것을 보면 부처가 되는 길이 각기 다르고, 또 부처가 되어도 본래의 성품은 변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전에,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불경을 가지러 온 삼장법사 일행을 석가여래가 반가이 맞이하며, 아난과 가섭 두 제자를 불러서 음식대접을 하고 불경을 내주도록 명하였다. 그런데 식사대접까지 잘한 아난과 가섭이 “성승께서는 머나먼 동방에서 여기까지 오셨으니, 무언가 인사치레로 선물할 것을 가져오셨겠지요? 경전은 잘 골라 드릴테니 염려마시고, 어서 그 선물을 주십시오” 하는 것이다. 삼장법사가 쩔쩔 매며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니, “이거 정말 큰일이네. 공짜로 경을 내어 드려 이 세상에 전하게 한다면, 후세의 불제자들이 모두 굶어 죽을 텐데.….” 하며 경을 내주지 않았다.
아난존자 가섭존자 하면 석가여래의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뛰어난 제자이다. 아난존자는 다문제일(多聞第一)로 총명이 으뜸이었다 하고, 가섭존자는 영취산에서 석가여래가 꽃을 꺾어 보였을 때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고 미소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고사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금품을 요구하였다. 금품을 주지 않자 질이 떨어지는 불경 즉 글자가 없는 무자경(無字經)을 주었다. 이 사실을 석가여래에게 고하자, 석가여래가 그들을 중재하였다. “불경은 가벼이 전수해도 안 되고, 또 빈손으로 받아가도 안 되는 것이다. 제자들이 아무개의 집에 가서 독경을 하며 집안의 안녕과 번영을 축수하고, 겨우 쌀 서말 석되와 황금 몇 알을 받아 왔을 때, 독경 값이 너무 싸서 후대의 제자들이 쓸 돈이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였다”고 하며, 다시 글자가 있는 경전으로 바꿔 주게 하였다. 그런데도 아난은 기어이 당나라 태종이 삼장법사에게 하사한 황금주발을 받고서야 글자 있는 경전을 넘겨주었다.
석가여래는 왜 그런 과정을 겪도록 했을까? 첫 번째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고, 두 번째는 그렇게 얻은 재물을 좋은데 쓰고자 한 것이다. 공짜를 가르치는 일은 자비를 큰 덕으로 여기는 부처도 거부하였다. 어렵고 힘든 사람을 잘 대접하고 이끌어 주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당연한 일이고 더구나 대가가 없는 공짜임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항상 그렇게 되리라고 바라서 흉하게 되는데, 처음에 너무 많은 요구를 들어주었기 때문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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