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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50공짜를 가르치지 마라

윤상철
2018.07.28·3분 읽기·조회 19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초육은 항상함을 집착하는 것이다. 고집해서 흉하니 이로움이 없다. 상에 말하기를 ‘항상 잘해 주기를 집착해서 흉함’은 처음에 너무 깊이 구하기 때문이다.[항괘 초육]

 

『서유기』의 끝부분을 보면 삼장법사와 손오공이 부처의 반열에 오르는 논공행상 광경이 있다. 서방 극락정토에 있던 불경을 14년이라는 긴 세월의 천신만고 끝에 동방의 나라인 중국으로 전한 공을 높이 산 것이다. 삼장법사를 돈독한 신앙을 바탕으로 불교의 깃발을 높이 들어 동방에 전했다고 해서 전단공덕불(旃檀功德佛)로 삼고, 손오공을 마귀와 괴물을 굴복시켜 세상을 평화롭게 하였다고 해서 투전승불(鬪戰勝佛)로 삼았다. 이것을 보면 부처가 되는 길이 각기 다르고, 또 부처가 되어도 본래의 성품은 변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전에,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불경을 가지러 온 삼장법사 일행을 석가여래가 반가이 맞이하며, 아난과 가섭 두 제자를 불러서 음식대접을 하고 불경을 내주도록 명하였다. 그런데 식사대접까지 잘한 아난과 가섭이 “성승께서는 머나먼 동방에서 여기까지 오셨으니, 무언가 인사치레로 선물할 것을 가져오셨겠지요? 경전은 잘 골라 드릴테니 염려마시고, 어서 그 선물을 주십시오” 하는 것이다. 삼장법사가 쩔쩔 매며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니, “이거 정말 큰일이네. 공짜로 경을 내어 드려 이 세상에 전하게 한다면, 후세의 불제자들이 모두 굶어 죽을 텐데.….” 하며 경을 내주지 않았다.

 

아난존자 가섭존자 하면 석가여래의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뛰어난 제자이다. 아난존자는 다문제일(多聞第一)로 총명이 으뜸이었다 하고, 가섭존자는 영취산에서 석가여래가 꽃을 꺾어 보였을 때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고 미소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고사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금품을 요구하였다. 금품을 주지 않자 질이 떨어지는 불경 즉 글자가 없는 무자경(無字經)을 주었다. 이 사실을 석가여래에게 고하자, 석가여래가 그들을 중재하였다. “불경은 가벼이 전수해도 안 되고, 또 빈손으로 받아가도 안 되는 것이다. 제자들이 아무개의 집에 가서 독경을 하며 집안의 안녕과 번영을 축수하고, 겨우 쌀 서말 석되와 황금 몇 알을 받아 왔을 때, 독경 값이 너무 싸서 후대의 제자들이 쓸 돈이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였다”고 하며, 다시 글자가 있는 경전으로 바꿔 주게 하였다. 그런데도 아난은 기어이 당나라 태종이 삼장법사에게 하사한 황금주발을 받고서야 글자 있는 경전을 넘겨주었다.

 

석가여래는 왜 그런 과정을 겪도록 했을까? 첫 번째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고, 두 번째는 그렇게 얻은 재물을 좋은데 쓰고자 한 것이다. 공짜를 가르치는 일은 자비를 큰 덕으로 여기는 부처도 거부하였다. 어렵고 힘든 사람을 잘 대접하고 이끌어 주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당연한 일이고 더구나 대가가 없는 공짜임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항상 그렇게 되리라고 바라서 흉하게 되는데, 처음에 너무 많은 요구를 들어주었기 때문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