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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68인재를 쓸 때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

편집부
2015.03.11·4분 읽기·조회 17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오는 적이 침입하면 … 장자가 군사를 거느리는 것이니 차자들이 여럿이 주장하면 바르더라도 흉하리라. 상에 말하기를 ‘장자가 군사를 거느림’은 중도로써 행하는 것이고, ‘차자들이 여럿이 주장함’은 군사를 부림에 마땅치 못한 것이다.[師卦 六五]

 


 

 

유방이 먼저 함곡관에 들어와서 아방궁을 차지했지만 강한 군사력을 지닌 항우의 위에 설 수는 없었다. 항우가 오기를 기다려서 모든 권한을 맡기니, 항우가 유방을 한왕으로 삼아 변방의 촉땅을 맡겼다. 말이 한왕이지 다시는 재기할 수 없는 오지를 맡긴 것이다. 그러자 한왕을 따라다니면 벼슬과 재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휘하 장수와 병졸들이, 쫓겨 들어가는 한왕에게 장래가 없다고 생각하곤 하나둘 짐을 꾸려 탈영하기 시작했다.

 

한왕으로서는 크게 낙담이 되었지만 더 많은 탈영병이 생길까봐 내색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승상 소하가 도망하였습니다.”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소하는 군대를 일으킨 처음부터 한왕을 따르며 고생을 같이 해온 사람으로 가장 믿고 의지했던 인물이다. 한왕이 부들부들 떨며 마치 팔다리를 잃은 것 같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소하가 돌아왔다. 한편으론 성이 났지만 한편으론 너무도 기쁘고 안심이 되었다. 이틀이나 탈영한 이유를 묻자 한신이 탈영하였기에 그를 찾으러 갔다가 온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한왕은 이 말이 믿기지 않았다. 항우로부터 도망해서 귀순한 한신을 치속도위로 삼았을 뿐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도망한 장수가 열 명도 넘지만 그들을 찾으러 가지 않더니, 이제 이름도 없는 한신을 찾으러 갔다고 하는 것이오?”하고 화를 냈다. 소하가 말하기를 “다른 장수들은 얻기 쉽지만, 한신은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인재입니다. 왕께서 그저 한중이나 다스리고자 하신다면 쓸 곳이 없겠지만, 천하를 다투고자 하신다면 한신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말을 듣고 조금 마음이 누그러진 한왕이 “나 또한 동쪽으로 가서 천하를 갖고 싶다. 어찌 답답하게 이 구석에 박혀 있겠는가? 그대가 그렇게 높이 본다니 한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하겠다. 한신을 부르시오!”

 

소하가 “왕께서 평소 거만하고 예의가 없으시더니, 한 나라의 대장군을 임명하시기를 마치 어린 아이 부르듯 하십니다. 그래서 한신이 가능성이 없다 생각하고 떠난 것입니다. 왕께서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코자 하신다면 좋은 날을 가려 목욕재계하시고, 단과 자리를 마련한 뒤에 예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장수들이 깜짝 놀란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한신이 자신들의 대장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 것이다. 그러나 평소 장난스레 살던 한왕이 엄숙하게 격식을 갖춰서 떠받들며 대장군으로 임명하였기 때문에, 한편으론 불만을 말할 수 없었고, 또 한편으론 한신에 대해서 특별한 무엇이 있구나 하는 외경감을 느끼며 복종하였으며, 결국 한신의 계책을 써서 천하를 통일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易에서는 ‘유능한 적임자를 찾아 예를 갖추고 믿고 맡겨야 어려운 난국을 타파할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