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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75누구를 닮을까?

윤상철
2019.08.29·4분 읽기·조회 19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며 같은 기운끼리는 서로 구한다. 물은 젖은 데로 흐르며 불은 마른 데로 나아가며, 구름은 용을 좇으며 바람은 범을 따르며, 성인이 일어남에 만물이 우러러본다. 하늘에 근본한 것은 위를 친하고, 땅에 근본한 것은 아래를 친하니, 각기 그 종류를 따르는 것이다.” (건괘 문언전 구오효)

당나라 고조, 한나라 무제, 조선의 태종! 이들의 공통점은 타인을 제압하는 카리스마와 권모술수가 있고, 뜻에 맞지 않는 정적은 곧바로 숙청하는 무서운 실천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밉보인 사람은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맏아들로 대를 잇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아들로 왕위를 이어가게 했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어머니의 뱃속에서 성장하면서 태아는 무슨 생각을 할까? “지금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편안히 지내지만, 출생하면 세상의 모든 환경과 경쟁을 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누구를 후견인으로 삼으면 좋을 것인가? 옳지! 가만 보니까 할아버지의 힘이 제일 세네. 할아버지가 모이라고 하면 가족들이 다 모이고, 할아버지가 하자는 대로 다 이루어지네. 그렇다면 이 집에서 제일 영향력 있고 세력이 막강한 할아버지를 후견인으로 삼자. 그러려면 몸도 마음도 할아버지를 닮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태아는 할아버지를 닮아서 태어난다. 생김새뿐만 아니고 행동거지도 똑같이 흉내를 낸다.

그러면 할아버지가 “나를 닮았구나. 내 어릴 때 하고 어쩌면 저렇게 똑같을까! 나를 도와서 나의 왕국을 튼튼히 할 놈이군! 잘 키워줘야지” 하며 귀여워하고, 귀하게 키워주신다. 물론 온가족이 할아버지의 뜻을 받들어서 새로 태어난 생명을 예뻐하기 마련이다. 새로 태어난 아기라서 예쁜 것도 있지만, 그 아기를 미워하면 할아버지가 싫어하기 때문에 예뻐하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기는 언제 제 모습을 찾을까? 할아버지의 힘이 약해지거나, 자기 혼자서도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본모습을 회복하는 것이다.

사람만 그러는 것이 아니고, 새도 짐승도 다 이렇게 태어난다. 처음에는 그 집단에서 제일 영향력 있고 힘센 우두머리를 그대로 닮아서 태어나고, 태어난 이후에도 자신의 힘이 길러져서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는 말이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괴롭힘을 당하고 심하면 죽임까지 당한다. 우두머리를 닮는 것은 진정한 생존본능인 것이다. 우두머리와 서로 도움이 되고 기운을 합하며, 점점 더 기운이 커지도록 할 후계자이이기 때문에 존중받고 편안해지는 것이다.

태어날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할 때도 집단의 우두머리와 생각을 같이하고, 행동노선을 같이 하고, 심지어는 언행 하나하나를 흉내 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집단에서 내침을 당하게 된다. 적어도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릴 때까지는 닮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개인을 살리는 방법이고, 또 그 힘들이 모여서 집단의 성격을 유지하며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세상의 이치는 끼리끼리 모이고 끼리끼리 좋아해야 성장할 수 있고 행복하다’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