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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四字論語> ‘成人之美’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루어준다

김용재
2019.09.15·5분 읽기·조회 32

 

김용재 / 성신여대 한문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남의 아름다운 점은 이루어주고, 남의 나쁜 점은 이루어주지 않으니 소인은 이와 반대이다.”(子曰 君子는 成人之美하고 不成人之惡하나니 小人은 反是니라. 「顔淵」16)

 

공자가 늘 자성(自省)과 성찰(省察)을 말씀하시면서, 수신을 통하여 나 자신이 성공 가능함을 주장한 것 같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논어』를 보면, 공자는 ‘내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타인의 성공에도 귀 기울여줘야 함을 역설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이 경문이 여기에 해당된다. 즉 공자는 “군자는 다른 사람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점을 도와주며 더욱 빛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이 말씀에는 뒤이어 또 하나의 다른 첨언이 덧붙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좋지 못한 단점들에 대해서는 이루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후자의 부분에서는 타인의 무능이나 실패 혹은 단점 같은 것을 숨겨주라는 행간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춘추』의 해석서 가운데 하나인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 “옛 사람은 다른 나라의 큰 잘못은 기록하고, 자국의 큰 잘못은 피휘(避諱)했으며,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을 칭찬할 때는 길게 하고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비평할 때는 짧게 했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어쩌면 여기의 『논어』 경문과 상통하는 일면도 있다.

 

어쨌든 간에, 타인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 주고 단점을 감싸주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치켜 올려주는 순간, 상대적으로 나 자신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이와 반대로 상대방의 단점을 비난하며 부각시키면, 반사적으로 나는 그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모습이 오버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자는 이마저도 이미 “오직 인자(仁者)만이 타인을 좋아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그만큼 타인을 함부로 싫어하며 증오하고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높게 칭찬하는 일은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도 가능하겠지만, 남을 비방하는 일을 하지 않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습게도 이런 말이 있다. “함께 술을 먹다가다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어느 새 그 사람이 도마 위로 올려져 있어 안주가 된다.” 그만큼 타인을 욕하거나 비난하고 비방하는 일은 칭찬하는 일보다 더 쉽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경문에서 공자가 강조하고자 했던 ‘군자’가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지금 시대로 말하자면 이 군자는 어느 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와 같으며 ‘CEO’와 같은 위치에서의 전문 경영인에 해당되는 인물일 것이다. 그리고 그 ‘리더’는 ‘리더다운’ 덕망을 갖춰야 하는데, 그것은 곧 ‘사람을 키우는 모습’을 견지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리더는 사람을 키우는 위치에 있는 자이고, CEO는 그러한 능력을 양성시켜 적재적소에 배치해주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도자가 건강한 기업을 양산해내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며, 막강한 국가 브랜드를 창출시킬 수 있는 법이다. 결국 공자가 강조한 군자로서의 덕목은 이천 오백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진정한 존경은 타인의 장점을 부각시켜 주는, 그러한 면목으로부터 시작되어짐을 말씀하신다. 얼핏 나 자신이 상대방보다 미미한 존재로 나락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거시적으로 멀리 내다보면 그러한 내가 타인으로부터 존경받는 위치에 오르게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비단 기업이나 사회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지금과 같이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국가 간에서 이러한 덕목은 반드시 필요하다.

 

군자는 타인의 성공을 위하여 그들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감춰주도록 부단한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신적인 도움이든 물질적인 도움이든, ‘가진 자’들의 지원이 그 사회를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는 셈이다. 풍요로워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베푸니까 (내 마음이) 넉넉하게 된다는 말이다.

 

‘부메랑’과 ‘메아리’라는 말이 있다. 얼핏 비슷한 말일지 몰라도 그 뉘앙스는 천양지차이다. ‘부메랑’은 왠지 나쁜 일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을 보여주는 단어라면, ‘메아리’는 어떤 일이 끝났음에도 아직 가시지 않고 살짝 남아 있는 정취나 여운(餘韻) 같은 것을 의미한다.

 

내가 남의 훌륭한 점을 드날려서 도와준다면, 그건 분명 부메랑이 아니라 메아리처럼 나에게 되돌아오는 여운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