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주역, 운명과 부조리 그리고 의지를 말하다
“인간의 길을 걸을 것을 권면”<BR>주광호 지음/352쪽/30,000원

우리 속담에 “나중 난 뿔이 우뚝하다”라는 것이 있다. “형만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도 있다. 형이 잘났든 동생이 잘났든, 우리는 상황에 맞는 속담을 갖다 대며 선조들의 현명함에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주역』도 그렇다. 『주역』은 풍요함 속에 궁핍함을, 궁핍함 속에 풍요함을 감추어 두고서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해답을 찾아낸다. 보름달 앞에는 필연적으로 사그라듦만이 예정되어 있고, 초승달은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날 일만 남아 있다. 잘나가는 이가 계속해서 잘나가는 것도, 못나가는 이가 끝내 옹색하게 마치는 것도, 잘나가던 이가 갑자기 거꾸러지는 것도, 못나가던 이가 곤경을 뚫고 일어서는 것도, 『주역』의 입장에서는 모두 섭리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어떤 상황이라 해도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역』이 그저 견강부회하고 자기합리화로 일관하는 고만고만한 책인 것은 아니다. 『주역』은 오로지 인간에게 인간의 도를 다하고 인간의 길을 걸을 것을 권면하고 있을 뿐이다. 잘나갈 때는 거꾸러질 날을 상기시켜서 자만하지 않도록 경계해 주고, 못나갈 때는 일떠설 날을 약속하면서 좌절하지 않도록 격려해 준다. 『주역』이 알려 준 미래가 흉하였음에도 길한 결과를 얻었다면, 그것은 인간의 노력과 의지가 흉함을 길함으로 바꾼 것이지 『주역』의 점이 틀린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길한 미래를 예고하였음에도 흉한 결과를 얻었다면 역시 인간의 나태함이 초래한 악과일 것이다.
진인사대천명, 『주역』에서 나온 말은 아니지만 어쩌면 『주역』의 뜻을 가장 잘 드러낸 말이 아닌가 싶다. 모름지기 제 할 일 다하고 나서 묵묵히 하늘의 뜻을 기다릴 뿐이라는 뜻이다. 그저 멍하니 하늘의 뜻만 따를 뿐이라는 무기력한 말이 결코 아니다. 이 말은 먼저 사람의 일을 다한다는 데에 방점이 있다.
동양인들에게 『주역』은 점치는 책인 동시에 위대한 철학서였다. 아주 오래 전부터 동양인들은 『주역』을 가지고 점을 쳤고, 『주역』을 토대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사유의 틀을 완성시켜 왔다. 『주역』은 동양인들의 원초적 사유를 담고 있는, 동양적 사유의 원천인 것이다.
그러나 『주역』은 어렵다. 『주역』이 보여주는 미래는 기호와 상징으로 드러나서 명료하지 않았고, 『주역』을 말해주는 사람들도 모두 『주역』의 뜻을 쉽게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시중에서는 아직도 『주역』에 대해 쉽게 말해주는 책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저자는 무엇보다도 이 책을 쉽게 쓰고자 했다. 어렵지 않은 일상의 언어와 실례로 『주역』을 풀어내고 있다.
예문서원 02-925-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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