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32개혁해야 할 때 순종하면 패망하게 된다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오는 그 덕을 항구하게 하면 바르니 부인은 길하고 남편은 흉하다. 상에 말하기를 부인은 바르게 해서 길하니 하나를 따라 마치기 때문이고 남편은 의리로 제어해야 하는데도 부인의 도를 따르면 흉하다[恒卦 六五]
위표는 부인 덕으로 황제가 되려다 죽은 사람이다. 허부라는 관상가가 위표의 부인 박씨를 보고 천자를 낳을 상이라고 하자, ‘나의 부인이 천자를 낳는다면, 내가 이 혼란한 중국 땅을 통일하여서 천자가 된다는 뜻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한편으론 천자의 씨앗이 되는 박씨부인을 위하고, 한편으론 천자가 될 독립적인 힘을 위해서 군사력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항우와 유방의 전투를 관망하면서 유리한 쪽에 줄을 대곤 했지만, 유방을 배신하고 항우편을 들자 유방의 대장군 한신에 의해서 정벌되어 죽임을 당했다.
이때 유방은 전리품으로 잡혀온 박씨부인의 미모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곧바로 후궁으로 맞이하며 예뻐했는데, 문제는 박씨부인이 아들(문제)을 너무 빨리 낳은 데서 발생한다.
그 아들을 항상 사랑하리라고 마음먹고 항(恒)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지만, 자신의 아들인지 위표의 아들인지 애매한 생각이 든 것이다. 요즘 같으면 유전자 검사라도 했겠지만, 확인할 길 없었던 당시로서는 마음이 개운할 수가 없었다. 아들 항에 대한 찜찜함은 박씨부인에 대한 사랑을 식게 만들었고, 다른 예쁜 여자들도 많은 터라 자연스럽게 박씨부인을 멀리하였다.
고조(유방)가 죽은 뒤에 척부인 등 다른 후궁들은 여태후에게 잡혀 자식과 함께 죽임을 당했으나, 고조의 총애를 받지 못해 동병상련의 정을 느꼈던 박씨부인은 죽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들 항을 대나라의 왕으로 삼아 같이 떠나보내며 여생을 편히 지낼 수 있게 하였다.
고조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새옹지마의 복을 준 셈이다. 이 새옹지마의 복은 한 번 더 요술을 부려서 허부의 예언을 적중시킨다. 여후가 철권정치를 휘두르다 죽자, 주발 유장 등이 친위쿠테타를 일으키고 새로운 황제를 옹립할 때 “혜제와 후궁사이에 난 아들들은 여씨가 왕을 하게 하였으니 여씨 편을 들지 모르고, 고조의 적장손인 제왕은 외가가 드세서 안 되며, 회남왕 역시 외가가 드세서 안 된다. 고조의 친아들이고 외척도 만만한 대왕을 맞이하자”라고 결론을 내림으로써 고제의 찜찜한 아들이 황제가 된 것이다.
결국 허부의 예언대로 박씨부인은 운명에 순종해서 태후가 되고 그 아들은 천자가 되었지만, 그 첫 남편인 위표는 스스로 개척할 생각은 하지않고 엉뚱한 꿈만 꾸다가 죽임을 당했다. 그래서 易에서는 같은 사안일지라도 상황에 맞춰 바르게 따라가기만 해서 유리한 사람이 있고, 적극적으로 상황타개를 해야 유리한 사람이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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