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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82먹은 것을 닮는다

윤상철
2019.12.13·4분 읽기·조회 37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하늘에 근본한 것은 위를 친하고, 땅에 근본한 것은 아래를 친하니, 각기 그 부류를 따르는 것이다.(건괘 문언전 구오)

신혼의 단꿈도 포기한 채 과거공부에 몰두하기 위해 절에 들어간 선비가 있었다. 드디어 3년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게 웬 일! 집에는 벌써 사흘 전에 자기가 와서 살고 있었다. 집안사람들이 똑같이 닮은 두 사람을 두고 누가 진짜인지 몰라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부모님의 연세 맞추기, 아내의 배꼽 밑의 점 맞추기, …. 심지어는 집 안의 숟가락 수 맞추기까지 한 뒤에 진짜가 쫓겨났다. 너무도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엉엉 울며 다시 절로 돌아가서 스님께 억울함을 호소했다.

스님께서는 “옳아! 저 개천가에 살던 회색쥐의 장난이구나! 자네가 개천 옆의 바위에 앉아 손톱발톱을 깎을 때 말렸어야 했는데. 내 불찰이로고!”하는 것이다. 선비가 “손톱발톱 깎은 것이 큰 문제입니까?” “큰 문제고 말고. 그것을 그 쥐가 받아먹고는 자네로 둔갑할 수 있었던 거야. 그건 그렇고. 쥐를 몰아내려면 고양이가 있어야 하는데. 자네가 시장에 가서 고양이 한 마리를 사오게. 그 고양이를 1년간 정성스레 기른 다음에 집으로 가서 그 쥐 앞에 풀어 놓게나.”

스님 말대로 고양이를 1년간 정성스럽게 기른 뒤, 그 쥐 앞에 풀어놓았더니, 쥐와 처절하게 싸운 끝에 둘 다 죽었다. 고양이를 잘 묻어주고 집으로 들어가자 아내가 반갑게 맞이하였다. 아내의 손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가서 “내 다른 사람은 다 용서가 되나, 자네는 용서를 못하겠네. 아니 그래, 서방뿔하고 쥐뿔하고 구별도 못하나?” 하면서 별거를 하였다.

어른들의 말씀에 “밤에 손톱발톱 깎지 말고, 함부로 버리지 말아라. 아무데서나 빗질하지 말고 한 곳에 버려라.” 손톱발톱을 밤에 깎으면 깎은 손톱발톱을 다 회수하지 못할 염려가 있다. 다 모아서 한 곳에 잘 버려야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자기복제를 할 때 생식세포만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체세포로도 가능하단다. 몸의 어떤 세포로도 자기복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앞의 이야기는 쥐가 먹고 그 효험으로 사람이 된 것이고, 더러운 곳에 버리면 그곳에 사는 미생물이 먹고 우화등선해서 내 흉내를 낼지 모른다.

한약이 그렇고 먹거리가 그렇다. 무릎이 약한 사람에게는 무릎의 활동력이 뛰어난 호랑이 관절이나 고양이 관절을 약으로 쓰고, 허리가 부실한 사람에게는 지네처럼 관절이 많은 동물을 약으로 쓴다. 잇몸이 약한 사람에게는 알갱이를 잇몸처럼 감싼 옥수수대를 끓여서 먹인다. 또 간이 약한 사람에게는 푸른색 음식을, 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황토색 음식을, 신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검은 색이면서도 신장과 닮은 검은콩을 먹게 한다. 그러니 손톱발톱을 먹은 회색쥐가 사람을 닮는다는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먹는 것만 그럴까? 풀에 사는 사자는 털이 풀같이 길쭉하고, 나무에 사는 새는 깃털이 나뭇잎 같이 생겼다. 열대지방에는 흑인이 많고, 극지방에는 백인이 많다.

그래서 역에서는 “자기가 보고 듣고 먹은 것을 닮고, 끼리끼리 모여 산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