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184항아의 배신, 서왕모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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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구는 더해주는 이가 없다. 혹 치러 올 것이니, 마음을 세움이 항구하지 않아서 흉하다. 상에 말하기를 ‘더해주는 이가 없다’는 것은 자기 욕심에 너무 치우쳤다는 말이고, ‘혹 친다’는 것은 칠 사람이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다.(익괘 상구)
지상의 임금에게 대접을 잘 받은 예가 하늘나라로 올라가려하자 문제가 생겼다. 두 부부 모두 하늘나라로 오지 말고 지상에 남아서 살라는 것이다. 예가 죽인 아홉의 태양은 상제의 아들이었다. 말을 안 듣고 우주쇼를 벌임으로써 지상을 황폐하게 하였지만, 그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태양의 역할을 잘해주었던가! 또 얼마나 금쪽같이 아끼던 아들들이었던가! 보기만 해도 흐뭇하던 아들을 졸지에 아홉이나 잃었던 것이다. 그래서 “누가 혼만 내랬지. 내 아들을 죽이라고 하였느냐?”며 예와 예의 아내 항아를 하늘나라에 들이지 않고 지상에서 살게 한 것이다.
할 수 없이 지상에 터를 잡고 살았는데, 이번엔 항아에게서 문제가 생겼다. 하늘나라 최고의 미녀를 자랑하던 항아였는데, 신선의 자격이 박탈되어 지상에 살자 늙기 시작했던 것이다. 항아에게는 이보다 더 큰일이 없었다. “내가 늙다니! 내 미모가 어디로 가고 주름살이 생긴단 말인가? 내가 누군가? 하늘나라 모든 여자가 부러워했던 미녀가 아닌가?” 그래서 남편을 들볶기 시작했다. “당신이 겁만 줘도 될 것을 공연히 잘난척하느라 태양을 죽였기 때문에 벌어진 사단이니, 책임지라고!”
들볶이다 못한 예가 서왕모를 찾아서 천도복숭아 두 개를 얻어왔다. 평소 예의 올곧은 성격을 알고, 또 예가 한 일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측은해 하던 터라 특별히 준 것이다.
예가 감사를 드리고, 천신만고 끝에 돌아와 항아에게 복숭아 두 개를 내밀었다. “이 복숭아가 당신의 늙음을 막아줄 것이요. 하나를 먹으면 늙지 않을 것이고, 두 개를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서왕모의 천도복숭아요. 우리 하나씩 먹고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아봅시다.” 남편의 수척한 모습과 부르튼 발을 본 항아는 마음이 아팠지만,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귀한 복숭아를 그냥 먹어서는 안 되지요, 우리 목욕재계하고 서왕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읍시다.”
그래서 예가 목욕재계하고 나와 보니, 항아가 벌써 두 개를 다 먹고 신선이 되어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있었다. 배신감에 치를 떨던 예가 하느님께 받은 화살 하나를 찾아서 항아를 쏘려고 하였다. 가물가물하게 멀어졌지만, 자신의 실력에 신궁의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쏘아 맞힐 자신이 있었다. 화살을 활에 재서 막 당기려는 순간, “그래. 얼마나 다시 신선이 되고 싶었으면 나를 속였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활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징계는 다른 곳으로부터 왔다. 두 부부의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를 기대했던 서왕모가 더 화를 낸 것이다. 덕분에 항아가 하늘나라로 가지 못하고, 춥고 어두운 달나라로 가서 두꺼비 피부로 살게 되었다.
그래서 역에서는 “얻었는데도 자꾸 더 욕심을 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그 얻은 것을 뺏으려하고, 또 그 욕심을 미워해서 징계하려는 사람이 생겨난다”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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