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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간소개> 유가철학, 감정으로 이성을 말하다

“유가의 이성은 감정의 내용을 지닌다”<BR>몽배원 지음/주광호·임병식·홍린 옮김/800쪽/70,000원

오현주 기자
2020.02.06·3분 읽기·조회 26

 

유가철학의 이론적 토대를 완성한 신유가에서는 성과 정의 관계, 리와 기의 관계에 대해 특히 천착하였다. 그들은 그 중에서도 성과 리를 특별히 중시하였다. 그래서 신유가의 철학은 성리학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성과 리를 주목하는 기존의 유가철학 연구 방법에서 벗어나, 정과 리를 유가철학의 핵심 문제로 두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바로 감정과 이성의 문제이다.

유가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중국의 유가철학이 인간의 감정 문제를 중시하지 않았다거나, 감정은 낮은 차원의 문제일 뿐 유학의 핵심적 과제를 구성하기에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감정의 문제는 오랫동안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서양철학의 영향으로 감정은 철학이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감정을 유가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았다. 이것은 하나의 새로운 시도이다.

감정과 이성의 관계는 유학의 핵심적 주제였다. 이성은 유학에서 의리(義理)와 성리(性理) 등으로 나타나며 가치이성에 속한다. 가치는 분명히 감정과 관련되는 것으로, 감정에서 결정되는 것이지 인식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유학은 이성주의적이기는 하지만, 유학의 이성은 ‘정리(情理)’ 즉 감정이성이지 감정과 대립되는 인식이성 혹은 기타 특수한 이성이 아니다.

유학에서 논하는 ‘심성’의 학문은 본성과 감정을 통일시키는 것이지 결코 그들을 분리하지 않는다. ‘성리’의 학문 역시 결코 이성과 감정의 통일을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유가의 이성은 감정의 내용을 지닌 것이다.

이는 구체적 이성이지 순수 형식적인 추상적 이성이 아니다. 감정과 이성을 대립시킨 이원론적 철학, 그리고 감정을 순수주관적인 비이성으로 보는 감정주의 윤리학 등 서양철학과 비교해 볼 때, 유가는 감정의 동질성과 보편성을 중시했으며, 따라서 감정과 이성의 동일성을 주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유가철학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에서는 본체론이나 지식론 그리고 지식학의 각도에서 유학을 연구하지 않고, 존재의 문제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존재와 가치, 그리고 인생체험의 문제에 대한 유학의 기본적인 주장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유가의 감정철학을 논함에 있어 필요할 경우 서양철학과 비교를 통해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예문서원 02-925-59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