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論語> ‘恥言過行’ 말을 조심하고 실천을 말보다 앞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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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을 조심하고 실천을 말보다 앞서게 한다.”(子曰 君子는 恥其言而過其行이니라.「憲問」29)
인간을 흔히 정신과 육체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말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심신(心身), 몸과 마음이라고 말한다. 간혹 정신을 리(理)에 비유하고, 육체를 기(氣)에 비유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리기(理氣)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그러나 정신과 육체의 관계를 리기의 관계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정신이란 눈으로 보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이지만, 육체는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성리학(性理學)에서는 리기의 관계를 ‘말에 탄 사람’과 ‘말’에 비유하기도 한다. 정신인 리(理)가 육체인 기(氣)를 타고 위에서 조종한다는 것이다. 물론 비유이기 때문에 리기론을 모두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정신이 육체를 움직여 활동하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말 정신은 육체를 움직이고, 육체는 그 정신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정신은 과연 누가 움직이고 주관하는 것일까? 정신 그 자체일까, 육체일까, 아니면 어떠한 초월적인 존재일까? 이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자는 이러한 복잡한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논어』에 보면, “공자는 괴이함, 힘, 어지러움, 귀신에 관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술이-20)”, “공자는 이익과 명(命)과 인(仁)에 대해서는 드물게 말하였다.(자한-1)”라는 구절이 있다. 이를 통해 공자는 철학적․추상적․이론적인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공자는 훌륭한 인격에 대해 설명하면서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려고 노력한다.(이인-24)”라고 말할 뿐이다. 말보다는 행동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말이다. 즉 하기 쉬운 말하기에 치중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실천하는 데에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언행일치(言行一致)란, ‘말과 행동이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주위 사람 중에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처음에는 의아해 하다가 그 사람의 행동을 통해 속마음을 알게 되면 속았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사실 말처럼 행동하고 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러한 언행일치를 하는 사람을 보면, 오히려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사람은 대체로 생각하고 행동을 한다. 생각은 주로 정신이 주관하고, 행동은 주로 몸이 담당한다. 그런데 사람의 모든 행동이 정신의 작용이며, 이성의 통제 아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예컨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새벽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잠자리에 들기 전 다음 날 새벽 6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으며 반드시 일어나 새벽 운동을 하리라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막상 다음 날 6시가 되었을 때, 의지가 약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든다. 이것은 결국 육체가 정신을 이긴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굳은 의지가 없는 것도 이유가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간의 육체가 언제나 정신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정신에 의한 생각보다 몸에 의한 행동이 앞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공자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매우 경계했다. 그래서 생각을 말로 표현할 때에는 항상 신중하고, 자신이 한 번 내뱉은 말은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말은 어눌하게, 행동은 민첩하게’ 하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신중하게 말하고 부지런히 실천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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