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論語> ‘殺身成仁’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인(仁)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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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뜻 있는 선비와 인(仁)한 사람은 삶을 구하려고 인을 해치지 않고,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인을 이룸이 있다.”(子曰 志士仁人은 無求生以害仁이요 有殺身以成仁이니라.「衛靈公」8)
공자는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리인」16)”라고 한다. 의리란 공공의 선(善)이며, 개인적인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가리킨다. 따라서 군자가 추구하는 의리는 소의(小義)가 아닌 대의(大義)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대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보다 남을 더 배려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억지로 시키는 법이 없다. 만약 이러한 대의를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함께 실천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갈등과 전쟁이 사라지고 화합과 평화가 넘치는 곳이 될 것이다. 공자는 이러한 공공의 선과 이익을 추구하는 착한 마음을 인(仁)이라고 말했다.
공자는 제자 중궁이 인(仁)에 대해 묻자, “문 밖에 나갔을 때에는 모든 사람을 귀한 손님 대하듯이 하며, 백성에게 일을 시킬 때에는 큰 제사를 받들 듯이 신중하고,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 원망함이 없을 것이며, 집안에 원망이 없을 것이다.(「안연」2)”라고 말한다. 인(仁)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거나 집안을 이끌어 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공자의 말대로라면 인은 세상을 살아가는 만능키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날 제자 자공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교훈을 공자에게 요청했다. 이 때 공자는 “서(恕)이다.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위령공」23)”고 말한다. ‘서’란, 남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말한다. 그래서 서(恕)란 글자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볼 때, 인(仁)은 공공의 선, 공공의 이익, 대의, 상대방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하는 착한 마음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공자는 지사(志士)를 ‘도(道)에 뜻을 둔 선비’, 인인(仁人)을 ‘타인을 내 몸처럼 아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지사와 인인은 결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으며, 구차하게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공공의 선과 대의를 해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자는 인을 해치지 않고 자신의 희생을 통해 인을 완성한다고 말한다. 공자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맹자는 재미있는 비유로 이러한 지사와 인인을 묘사하고 있다. “생선 요리도 내가 원하는 것이며, 곰발바닥 요리도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면 생선을 버리고 곰발바닥을 가질 것이다. 목숨도 내가 원하는 것이며, 의로움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면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맹자』「고자장구상」)” 이 말은 생선요리보다 더 귀한 곰발바닥 요리를 택하듯이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이 바로 의(義)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래한 말이 ‘사생취의(舍生取義)’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공공의 선과 이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이러한 고귀한 희생을 가리켜 ‘살신성인’이라고 말한다. 특히 큰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살신성인의 미담을 듣곤 한다. 그들 역시 평상시에는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다. 그러나 자신의 생명을 걸고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데 앞장서는 그들이야 말로 공자가 말하는 지사와 인인의 21세기형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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