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99어려울 때는 이웃에게 물어보라

윤상철
2020.08.13·4분 읽기·조회 23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육은 나가면 어렵고 오면 커져서 길할 것이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 상에 말하기를 ‘나가면 어렵고 오면 커진다’는 것은 뜻이 안에 있음이고, ‘대인을 봄이 이로움’은 귀한 것을 따르는 것이다.(건괘 상육)

 

왕도(王導)는 사마예(동진의 원제)를 도와 동진을 세운 유능하고 덕있는 승상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술해(術解)」에 “평소 곽박을 매우 귀하게 대접했는데, 하루는 곽박에게 시험삼아 괘를 하나 지어보라고 하였다. 그런데 괘를 짓고 풀은 곽박의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다. 곽박이 말하길 ‘승상께서는 벼락을 맞을 액운이 있습니다’고 하였다. 승상이 ‘액운을 없앨 방법이 있는가?’하고 물었다. 곽박이 ‘마차를 타고 서쪽으로 몇 리를 가서 잣나무를 보거든, 승상의 키만큼 잘라서 항상 주무시는 침상 위에 놓으시면 재앙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하였다. 왕승상이 그 말을 따랐는데, 과연 수일 후에 벼락이 떨어져 침상 위에 둔 잣나무가 부서졌고, 승상의 자제들이 액운이 없어졌음을 경하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명나 때 소설 봉신연의에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강태공이 달기를 피해 달아나다가 문왕이 훌륭하다는 말을 듣고 주나라로 찾아갔다. 당장 만날 방법도 없고 또 할 일도 없었으므로 위수가에서 곧은 낚시를 하고 있었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나무꾼 무길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무길에게 “왼쪽 눈은 푸른데, 오른쪽 눈이 붉으니, 오늘 내로 살인을 할 운명이오.”라고 하니, 무길이 화를 내며 돌아섰다. 무길이 나무를 팔려고 도성으로 들어갔는데, 문왕의 행차에 급히 몸을 피하였는데, 그만 지게에 실린 나무에 경비병이 맞아 죽었다. 얼떨결에 생각지도 않은 살인을 하고 만 것이다.

 

감옥에 갇혀서 죽을 날을 기다리다가, 70이 넘은 노모에게 작별인사라도 하고 싶다고 하소연 하여 잠시 풀려났다. 집에 와서 노모께 작별인사를 하고, 혹시나 해서 강태공을 다시 찾아가 전후사정을 말하였다. 그리곤 스승으로 모시겠으니 제발 덕분에 살려달라고 했다.

 

강태공이 스승과 제자의 예를 다하게 한 뒤에,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침상 앞에 자네가 누울 만한 구덩이를 하나 파되, 깊이는 넉자 정도가 되도록 하라. 그리고 밤이 되면 그 구덩이에 누운 뒤에, 자네 모친께 머리맡과 발끝 쪽에 촛불을 하나씩 켜고, 밥 한 숟갈을 자네 입 위에 얹으시게 하라. 그러면 자네는 그 밥을 반은 물고 반은 입 위에 얹은 채로 자게. 그리고 앞마당에 자라는 풀을 뽑아다가 자네 몸 위에 골고루 뿌리시도록 하라. 이 순서를 어기지 말고 실행하여라. 그런 형태로 하룻밤 자고 난 다음에는 마음대로 활동해도 좋다”고 했다.

 

무길이 “다시 감옥으로 가지 않고 여기로 와도 될까요? 일주일 말미를 얻어 감옥을 나왔는데요” 하자, 강태공이  “감옥엔 다시 갈 필요가 없다. 아마 도성에서는 자네가 죽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와서 나에게 병법과 무술을 배우고 있으면 다 해결될 것이다”고 했다.

 

앞서 곽박은 왕도가 벼락 맞고 죽을 것을 잣나무가 대신 벼락맞게 함으로써 액땜을 하게 했고, 강태공은 산소에 사람을 묻고 초상치르는 것을 흉내내게 함으로써 무길이 사형당할 것을 구해주었다. 아무리 어렵고 궁한 일이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해결할 방도가 있는 것이고, 그 사람도 아주 가까운 데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어려움이 극에 달했을 때는,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덕이 큰 사람에게 물어보고 그 충고대로 따르면 길하게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