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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四字論語> ‘不讓於師’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

진성수
2020.09.13·4분 읽기·조회 43

 

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仁)에 있어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子曰 當仁하얀 不讓於師니라. 「衛靈公」35)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성공비결이 있다. 그것은 바로 좋은 스승을 만났다는 점이다. 예컨대 초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그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거나 직장 선배의 조언 한 마디가 성공의 밑천이 된 경우도 적지 않다. 내게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모두 스승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자는 좋은 스승을 만나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갈 때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으니, 좋은 점은 좇고 좋지 못한 점은 고쳐야 한다.(「술이」21)” 이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호학(好學)이다. 말 그대로 ‘배우기 좋아한다’는 뜻이다. 이 세상엔 나와 100% 똑 같은 사람은 있을 수 없다. 무언가 나보다 잘났거나 아니면 나보다 못난 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잘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시기·질투 하곤 한다. 가끔은 그의 재능을 깎아 내릴 때도 있다. 공자는 바로 이것을 경계하고 있다. 배우기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을 보면 그것을 부러워만 하지 않고, 그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공자가 말하는 스승을 만나는 첫 번째 비결이다.

 

둘째, 반면교사(反面敎師)이다. 이 말은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이다. 호학으로 스승을 만나는 것은 나보다 잘난 사람을 만났을 경우라면, 반면교사는 이와는 정반대로 나보다 못난 사람을 만났을 경우에 해당한다. 나보다 못난 사람을 보고 도대체 어떻게 배울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그를 비난하거나 뒷담화를 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러한 뒷담화는 나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공자는 타인의 잘못을 보고 자신에게는 그런 점이 없는가를 살펴보고 혹시 있다면 그것을 고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말하는 타인의 잘못을 보고 배운다는 말의 뜻이다.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실력이 더 좋을 때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을 한다. 이것은 본래 『순자(荀子)』에 있는 “푸른색은 쪽풀에서 나왔으나 쪽풀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로 만들었으나 물보다 차다(「勸學」)”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말이다. ‘푸른색은 쪽풀에서 나왔다’란 뜻에서 ‘청출어람’이란 말이 생긴 것이다.

 

스승은 내 인생의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은 존재다. 스승은 나에게 선현들이 남겨 놓은 지식과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또한 인간의 도리를 몸소 실천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내 인생의 멘토(Mentor) 중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바로 스승이다. 그러나 스승이라고 해서 항상 옳은 길로 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컨대 공자 역시 제자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한다. 공자와 같은 성인(聖人)도 그럴진대 하물며 평범한 인간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예로부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하여 스승은 부모와 임금처럼 높이고 존경했다. 따라서 스승에게 양보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 그러나 스승에게 양보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해서 진리를 탐구하거나 그 진리를 실천하는 것까지 스승에게 양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공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진리를 얻고 실천하기 위해 스승이 있는 것이지, 스승을 위해 진리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혹시라도 스승에게 잘못이 있다면, 제자의 도리를 다하여 간하지 못할지언정 오히려 그 일에 동조하거나 조장한다면 이는 스승과 제자의 도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공자가 살던 시대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본보기가 될 만한 사제관계가 드문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