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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四字論語> ‘見得思義’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한다

진성수
2020.12.27·4분 읽기·조회 145


 

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아홉 가지 생각이 있으니, 볼 때는 분명하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분명하게 들을 것을 생각하고, 얼굴빛은 온화함을 생각하고, 용모는 공손함을 생각하고, 말은 충실함을 생각하고, 일은 경건함을 생각하고, 의심스러울 때는 물을 것을 생각하고, 분할 때는 어려움을 당할 것을 생각하고,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한다.”(孔子曰 君子有九思하니 視思明하며 聽思聰하며 色思溫하며 貌思恭하며 言思忠하며 事思敬하며 疑思問하며 忿思難하며 見得思義니라.「季氏」10)

 

공자는 군자가 가져야 할 마음자세를 아홉 가지로 정리하고 이것을 구사(九思)라고 했다. 구사의 내용은 ‘매사에 분명하게 보고 들으며, 표정과 용모는 온화하고 공손하며, 언행은 진실하고 신중하며, 궁금한 것은 반드시 묻고, 분노를 잘 다스리며,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한다’이다. 이 중 아홉 번째가 바로 견득사의이다.

 

공자는 군자와 소인의 다른 점을 각각 무엇에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있다고 보았다. 즉 “군자는 의리에 민감하고 소인은 이익에 민감하다.(「里仁」16)”라고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있다. 예컨대 식욕이 왕성한 사람은 먹는 것에 민감하고, 돈에 쪼들린 사람은 금전적인 문제에 민감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무엇에 민감한 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의 약점과 단점까지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공자는 이익을 볼 때 의로움 생각하는 사람이 군자라고 말한다.

 

견리사의와 함께 자주 인용되는 것이 견위수명이다. 견위수명이란 ‘위태로움을 보고, 목숨을 바친다’는 뜻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어디에선가 한 번쯤 보았을법한 안중근 의사의 붓글씨에 있는 내용이다. 1910년 3월 26일, 중국 여순 감옥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던 안중근 의사는 조선선비의 기개를 잃지 않았다. 차가운 감옥,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도 꿋꿋하게 써내려간 안중근 의사의 붓글씨 중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이 있다. 이 밖에도 안중근 의사의 붓글씨 중에는 ‘국가안위 노심초사’(國家安危 勞心焦思: 국가의 안위를 노심초사하다),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등이 있다.

 

의(義)란 행동과 판단의 기준을 의미한다. 우리는 평생 크고 작은 일을 판단, 결정, 결단하고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이 때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의이다. 그러나 의를 일관되게 지키며 생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내가 부족하거나 극한의 결핍상태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이 눈앞에 있을 때, 과연 그것을 취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 더욱 그렇다. 공자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도 의를 생각하고 의에 따르는 사람만이 군자라고 말한다. 이렇게 볼 때, 견득사의란 ‘욕심을 이기고 공공의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길이 멀면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이 오래되면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교우(交友)」)”라는 말이 있다. 이 구절은 흔히 사람의 마음을 알기가 어렵다로 뜻으로 풀이되곤 한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많은 선택 상황에서 하나의 올바른 도리를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표현하는 말로 이해할 수도 있다. 즉 군자의 견득사의란 한 번 두 번의 실천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전 생애를 걸쳐 일관되게 실천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의롭다는 것은 그의 삶 전체가 의로움으로 가득차 있다는 뜻이 된다. 공자가 말한 견득사의란 바로 이러한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