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95쇠스랑인가, 도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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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도울 사람이 아닌데 돕는다. 상에 말하기를 ‘도울 사람이 아닌데 도움’이 또한 상하지 않겠는가!〔比卦 六三〕
소옹(소강절)은 송(宋)나라 인종(仁宗) 시대에, 주돈이·장재·정호·정이·주희와 더불어 『송사(宋史)』「도학전道學傳」의 첫머리를 장식한 철학자이다. 산속에 은둔해 살면서, 겨울에도 화로불을 쬐지 않고 여름에는 부채질도 하지 않았으며, 한번 앉아서 사색에 잠겼다 하면 몇날 며칠을 미동도 하지 않고 몰두했다고 한다. 항상 주역의 글과 그림을 벽에 발라놓고 역리(易理)를 깊이 연구한 끝에 『황극경세』를 저술하기도 하였다. 특히 점을 잘 쳐서 “알기는 소강절이요, 점서는 『매화역수』다”라는 말이 전하고, 점친 일화도 많이 전한다.
어느 겨울 저녁에 선생이 아들 소백온과 같이 방에 앉아 있었는데, 이웃사람이 대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한 번을 두드리고 잠시 간격을 두는가 싶더니, 결심했다는 듯이 연거푸 다섯 번을 쾅쾅 두드렸다. 선생이 아들에게 “이 소리를 듣고 괘를 지어 무슨 일 때문에 왔나 맞춰보아라” 하였다.
소백온 역시 대단한 학자로 평소 아버지의 심득을 자신도 거의 얻었다고 자부하였고, 또 물건 맞히기 점은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그 요령을 숙지해 두었던 터였다. 처음에 한 번 두드리는 소리로 건()을 짓고, 다음 다섯 번 두드리는 소리로 손(
)을 지어 천풍구괘(
)를 만들었다. 오행으로 볼 때 건은 금이고, 손은 목이다. 그렇다면 그 물건이 쇠와 나무로 된 물건인데, 쇠는 한 번 두드리는 소리에서 얻었으니 그 길이가 짧고, 나무는 다섯 번 두드리는 소리에서 얻었으니 그 길이가 길다. 즉 쇠는 짧고 나무는 긴 물건이다. 이렇게 판단하고는 “쇠가 짧고 나무는 기니, 쇠스랑을 빌리러 왔을 겁니다”라고 답하였다. 쇠스랑은 손잡이가 긴 나무로 되어 있고, 그 끝에 짧은 쇠가 갈퀴처럼 붙어 있어서 밭을 일구는데 유용한 농기구이다.
선생이 빙그레 웃으며 “쇠스랑이 아니라 도끼다. 점을 칠 때는 반드시 먼저 이치를 밝혀야 한다. 괘의 생김새나 오행으로 판단하면 도끼나 쇠스랑이 모두 가능한 답이지만, 겨울 저녁 얼은 땅에 쇠스랑이 무엇 필요하겠느냐? 도끼로 나무를 쪼개어 군불을 때려한 것이다”고 하였다. 문을 열고 확인하니, 과연 이웃사람이 도끼를 빌리러 왔던 것이다.
이렇게 누구나 점을 쳐서 점괘를 얻을 수는 있지만, 그 해석하는 능력에 따라 점괘의 미래예측성이 달라진다. 잘못 해석하면 아예 점을 치지 않느니만 못한 것이다. 지금 선량이 되고 싶은 후보들이, 국민의 표를 얻고자 나라 발전시키고 생활 안정하는 방법을 열변하고 있다. 요점은 국민을 고루 잘 살게 하자는 것인데, 그 방법이 다르고 심지어 서로 반대되는 처방을 내놓기도 한다. 자칫 잘못하면 필요도 없는 쇠스랑을 생색내며 빌려주면서 얼어죽게 할 판이다. 냉정하게 심사숙고하여 선무당 같은 국해(國害)의원을 솎아내야 그 엉터리 처방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역에서는 ‘도울 사람이 아닌데 도우면, 도리어 그 해침을 당한다’고 가르쳐서 선택을 잘 하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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