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210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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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구는 형틀을 씌워서 귀를 멸하니 흉하다. 상에 말하기를 ‘형틀을 씌워서 귀를 멸함’은 귀가 밝지 못했기 때문이다.(서합괘 상구효)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 왕 부차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몰래 군대를 양성하였다. 또 오나라의 간신 백비에게는 뇌물을 주면서 월나라에 대한 경계를 풀도록 유도하였다. 구천과 백비가 오나라 왕 부차에게, 중국의 맹주가 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제나라를 치는 게 좋겠다고 하자 오자서가 반대를 하였다.
“월나라는 몸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큰 병이고, 제나라는 피부에 생긴 작은 병입니다. 이제 왕께서 월나라를 방치한 채, 천 리 밖의 먼 곳으로 10만 대군을 움직이려 하시니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하고 반대를 했다.
오나라 왕 부차가 제나라를 격파하고 귀국하자, 문무백관이 일제히 절을 하면서 승전을 축하했다. 오자서도 그 자리에 참석했으나 축하의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오자서를 보고 오나라 왕이 책망했다.
“그대는 과인이 월나라를 그대로 둔 채 제나라를 치는 것이 위험하다고 했소. 그러나 과인이 제나라를 쳐 승리하였고, 월나라는 나의 승전을 도왔소. 그대만 쓸데없는 걱정을 한 것이니, 나라의 상국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 말을 들은 오자서가 “하늘이 나라를 망하게 할 때는 먼저 작은 기쁨을 맛보게 한 뒤에 큰 재앙을 내리는 법입니다. 제나라에 이긴 것은 작은 기쁨에 불과합니다. 신은 월나라라는 큰 우환이 곧 오나라에 닥칠까 걱정입니다.”
오나라 왕이 성을 내면서 오자서의 잔소리를 듣기 싫다는 듯이 두 손으로 양쪽 귀를 틀어막고 눈을 감았다. 한참만에 눈을 뜨더니 앞쪽을 응시하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저것을 보았는가? 사람 넷이 서로 등지고 기대앉아 있다가 4방으로 흩어져 달아나고, 전각 아래서는 북쪽을 향하고 있는 사람이 남쪽을 향하고 있는 사람을 죽이니, 괴상한 일이로다.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오자서가 “네 사람이 서로 등지고 앉아 있다가 달아난 것은, 나라가 망해서 백성들이 4방으로 흩어져 달아난 것입니다. 북쪽을 향한 사람이 남쪽을 향한 사람을 죽인 것은,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것입니다. 이는 오나라의 조상께서 왕께 내리는 경고입니다.” 부차가 크게 성을 내면서 “상국의 말은 너무나 지나치다.”
그러자 백비가 “사람들이 4방으로 흩어진 것은, 중국 사람들이 4방에서 오나라로 귀순해 오는 것으로, 왕께서 진정한 왕이 되셔서 주나라를 대신할 조짐입니다. 그것이 바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해치고 신하가 임금을 범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오나라 왕 부차가 “태재의 말이 이치에 맞다. 상국은 너무 늙어서 시세판단을 못하는구나!” 하였다.
그 이후에 노나라와 위나라를 연합하여 진(晉)나라를 치고 맹주의 확약을 받느라 나라를 비운 동안, 월나라가 오나라의 도성을 점령해서 세자를 죽이고, 급하게 돌아오는 오나라 병사를 크게 격파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또 오나라 왕 부차를 죽이고 오나라를 병합한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월나라 왕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오나라를 멸망의 길로 가게 한 백비는 어떻게 되었을까? 자기 공이 크다고 거만하게 으시대는 백비에게, 월나라 왕이 오나라의 충신 오자서의 복수를 대신 해준다는 명분을 세웠다. 그래서 부하를 시켜 때려 죽이고 그 가족들도 모두 죽였다.
그래서 역에서는 ‘좋은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악한 일을 계속하면, 죄가 커져서 덮을 수도 없고 풀 수도 없다’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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