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論語> ‘割鷄牛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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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무성에 가시어 현악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를 들으셨다. 공자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닭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 자유가 대답하였다. “예전에 제가 선생님께 들었는데, 군자가 도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고 하셨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자유의 말이 옳다. 방금 내가 한 말은 농담이다.”(子之武城하사 聞弦歌之聲하시다 夫子 莞爾而笑曰 割鷄에 焉用牛刀리오 子游對曰 昔者에 偃也 聞諸夫子하니 曰君子學道則愛人이오 小人學道則易使也라호이다 子曰 二三子아 偃之言이 是也니 前言은 戱之耳니라.「陽貨」4)
공자의 제자 자유(子游)는 20대에 이미 능력을 인정받아 관리로 등용되었다. 젊은 제자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공자는 한편으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공자는 자유가 다스리고 있던 무성(武城) 지방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공자가 무성에 도착해 거리를 지나고 있을 때였다. 무성 사람들은 거문고와 비파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백성에게 이처럼 아름다운 풍속이 있는 것을 본 공자는 자신이 평소 강조했던대로 자유가 예악(禮樂)을 중시하는 문화정치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 몹시 대견했다. 공자는 빙그레 웃으며 자유에 대한 칭찬의 뜻을 담아 이런 농담을 했다. “무성은 작은 마을인데 큰 도(道)로 다스리고 있구나! 닭을 잡는 데 어찌 큰 소를 잡는 칼을 쓰느냐!”
공자의 농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유는 스승이 자신을 꾸짖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유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예전에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군자가 올바른 도리를 배우면 백성들을 사랑하고, 소인이 올바른 도리를 배우면 순종하니 다스리기가 쉽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승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예악으로 백성들을 가르치고 다스렸던 것입니다.”
자유의 이 말은 ‘무성이 비록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 역시 군자도 있고 소인도 있으니 어찌 작은 마을이라고 해서 훌륭한 정치를 실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었다. 이처럼 진지하고 믿음직스러운 자유의 모습을 본 공자는 너무나 기뻤다. 그래서 여러 제자들에게 다시 말했다. “얘들아, 자유의 말이 옳다. 내가 방금 전에 했던 말은 농담이었다. 단지 자유가 자신이 있나 없나 시험해 본 것이다. 어찌 다스리는 곳이 작고 백성이 적다고 해서 소홀히 다스릴 수 있겠느냐!”
이 대목은 『논어』에서 유일하게 공자가 농담을 한 구절이다. 평소 제자들에게 엄격하게만 보였던 공자 역시 정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곳이다. 자신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진지한 자세로 실천하고자 했던 자유를 본 공자는 너무나 기쁘고 대견스러워 농담이 절로 나왔던 모양이다. 제자에 대한 사랑이 넘쳤던 공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에는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는 말을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즉 ‘작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너무 거창한 준비를 하는 것’을 비유하여 비판하는 말로 사용한다. 공자가 ‘제자에 대한 사랑과 보람’을 표현하며 농담으로 했던 말이 요즘 사람들에게는 ‘쓸데없이 괜한 소란만 피운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실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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