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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99강제로 얻은 것은 강제로 뺏긴다

편집부
2016.06.06·4분 읽기·조회 18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구는 혹 반대(띠)를 주더라도 조회를 마치는 동안 세 번 빼앗으리라. 상에 말하기를 ‘송사로써 관복을 받음’이 또한 공경할 만한 것이 못 된다.〔訟卦 上九〕

 

북경에서 서북쪽으로 약 2시간을 자동차로 달리면 탁록현(涿鹿縣)이 나오는데, 탁록현은 고대에 중국의 시조라고 하는 황제씨와 이족의 대표인 치우씨가 중국의 패권을 놓고 싸웠던 곳이다. 중국은 이곳에 신농씨와 황제씨 그리고 치우씨를 중국민족을 대표하는 세분의 조상(中華三祖)라고 하며 중화삼조당(中華三祖堂)을 세워 모셔놓았다.

원래 중국사람들은 황제씨의 후손이라고 자랑하였고, 그 대표적인 것이 사마천의 『사기』에 나타난 대일통사관이다. 모든 임금은 황제씨의 자손이니, 황제씨가 중국민족 유일의 조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고고학적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황제씨의 영역은 중국의 1/3에도 못미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신농씨를 그들의 조상에 편입시켰다. 염제 신농씨에서 ‘염’자를 따고 헌원 황제씨에서 ‘황’자를 따서 염황의 후손이라고 한 것이다. 1980년대 말의 일이다. 그런데 또 치우씨의 영토가 1/3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치우씨를 그들의 조상에 편입시켜 염황치(炎黃蚩)의 후손이라고 하였다. 평소 치우씨를 황제씨에 대항한 못된 부족장이라고 했던 중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동이족이 중국의 2/3이상을 지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황제씨를 중앙에 모셔서 대일통사관을 유지하였다. 말하자면 황제씨를 중심으로 신농씨와 치우씨가 힘을 합했다는 ‘확장 대일통사관’인 셈이다.

그 속셈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합부단(合符壇)이다. 합부단은 중화삼조당과 약 1km의 거리에 있다. 56개 민족의 이름을 새긴 56개의 원형 돌기둥을 둥글게 설치하고, 그 가운데에 거대한 용 아홉마리가 여의주를 떠받든 청동조형물을 세워놓았는데 얼핏 보면 한 마리 거대한 문어 같다(그래서 문어발식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협양안동포 탁록공제 중화삼조대전’이라는 조형물로, 청명절이 되면 이곳에서 56개 민족 후손들이 모여 황제씨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합부단의 합부는 여합부절에서 따온 말로, 중국사람이 56개 민족으로 이루어졌지만, 모두 황제씨의 후손 또는 황제씨를 존경해 따르는 후손임이 여합부절하다는 뜻이다. 합부단을 둘러싼 광장을 천지통일광장(天地統一廣場)이라고 명명하였으니, 중국을 받들고 있는 56개의 민족이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이 56개의 민족에 조선족이 끼워넣어져 있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야 할까?

문제는 이 56개 민족을 일방적으로 설정했고, 또 일단 설정된 민족은 빠져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만이 그렇고, 홍콩이나 티벹이 모두 그렇다. 빠져 나가려 하면 ‘하나의 중국’정책에 어긋난다 해서 중국군의 무자비한 침략(?)을 당해야만 하는 것이다. 위그르족이나 티벹의 투쟁, 그리고 홍콩의 유혈사태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렇지만 강제로 그리고 억지논리로 병합한 것이 오래갈 수 없고 더구나 상대방의 행복을 가져올 수는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힘으로 뺏은 것은 존경받을만한 일이 아니고, 또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빼앗길 것이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