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101약소국과 이익이 같아야 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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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이는 몽매함을 감싸면 길하고, 지어미를 맞아들이면 길하니, 자식이 집을 다스리도다. 상에 말하길 ‘자식이 집을 다스림’은 강과 유가 만남이라.[蒙卦 九二]
며칠 전 황교안 국무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서해안에서 해적질하듯이 싹쓸이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나 리커창 국무총리나 입을 맞춘 듯이 “서해안의 어선이 100만 척이 넘기 때문에 단속에 시일이 걸린다”는 말로 어물쩍 넘겼다. 대국 지도자의 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무성의하고도 이기적인 대답이다.
왜 그런가? 먼저 100만 척이라는 어림잡이 뻥튀기 숫자가 중국 측의 무성의함을 잘 보여 주고 있다. 7월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참석한 이병호 국정원장이 “북한이 달러 확보를 위해 평년의 3배에 이르는 1500여 척의 배에 조업권을 팔았다”고 보고했으며, 또 이어서 “중국 어선의 조업으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들고, 기름찌꺼기를 바다에 대거 버려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있어 북한이나 남한 어민들의 공통된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1500여 척이 와도 서해와 동해가 모두 오염되는데, 서해에만 100만 척이라는 엄청난 수를 말한 것은 ‘나 그런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뜻의 하품하는 소리이다.
또 중국 같은 1당 독재체제에서 ‘단속이 어렵다’는 말은 ‘단속하기 싫다’는 뜻이다. 중국은 춘절에 집집마다 폭죽불꽃놀이를 즐긴다. 불꽃이 많이 타오르고 요란할수록 재물이 많이 들어온다는 속신이 있어서, 가능한 많은 양의 폭죽을 구매하여서 경쟁하듯이 요란하게 터뜨리며 노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재물사랑은 유명하다. 상점이름에 황금을 뜻하는 ‘금(金)’자가 셋이나 들어가는 ‘기쁠 흠(鑫)’자가 많은 것도 중국에서는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그렇게 좋은 재물이 들어오게 하고, 재물신을 모셔오는 행사이기 때문에 폭죽놀이는 설날의 중요한 행사인 것이다. 상점에서는 갖가지 동물을 본뜬 기이한 모양의 폭죽이 팔리는데, 특히 용모양의 크고 길며 연발로 터지는 폭죽이 인기가 높다. 이렇게 경쟁적으로 폭죽을 터뜨리기 때문에 화재사고는 물론이고, 대기를 숨 쉴 수 없는 공기로 오염시키기 일쑤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각 지방정부가 앞장을 서서 폭죽놀이를 자제시켰고, 특히 상해정부는 10만 위안(약 1800만원)이라는 무지막지한 벌금과 더불어 아예 금지시켰다.
그 결과 춘절이면 하늘 가득 뒤덮는 매케한 폭죽냄새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재물이 좋아서 재물신을 불러들이고자 하는 중국인이라도, 정부의 강압(?)에 한마디 불평도 내뱉지 못하고 항복한 것이다. 지방정부의 위엄이 이러한데, 그 몇 배의 생사여탈권을 쥔 중앙정부 주석이 ‘어렵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궁색한 답변을 왜 했을까? ‘단속 안 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평소 그들이 강조하는 대국의 이미지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챙기겠다는 뜻이다. 그런 국가가 주변 약소국의 존경을 받는 대국이고, 또 대국의 지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그래서 易에서는 ‘몽매한 자라도 잘 감싸주고, 자신을 보필할 사람을 맞아들여 함께 풀어나가면 길할 뿐만 아니라, 점점 번창하게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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