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論語> ‘切問近思’ 간절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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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자하가 말하였다. “널리 배우고 독실하게 뜻을 가지며, 간절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하면 인이 그 가운데 있다.”(子夏曰 博學而篤志하며 切問而近思하면 仁在其中矣니라.「子張」6)
공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면서 인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인간의 절대적인 의무이자 사명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의무와 사명을 공자는 인(仁)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공자의 주장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으며, 그 만큼의 호소력을 가진다.
인간의 도리를 지키며 인류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높은 이상주의처럼 보인다. 어찌 보면, 이러한 이상주의 때문에 공자의 언행록인 『논어』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공자가 현실과 동떨어진 신비적인 주장을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공자는 인류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실천에 대해서는 모두 일상적인 일로 예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자가 살던 노나라에 당시 정직하기로 유명한 미생고(微生高)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공자는 그의 행실을 살펴보고, “누가 미생고를 정직하다고 말하였는가? 어떤 사람이 식초를 빌리려고 하자, 그는 이웃집에서 빌려다가 주었다.(「공야장」23)”라고 하였다.
이야기의 전말은 이렇다. 미생고에게 어떤 사람이 식초를 빌리러 왔다. 그런데 마침 그의 집에 식초가 떨어져 빌려줄 수가 없었다. 이때 미생고는 빌리러 온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는 대신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굳이 이웃집에 가서 식초를 빌려와 건네주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공자는 비록 미생고의 행실이 빌리러 온 사람에게 선의를 베푼 것이지만, 정직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에는 떳떳하지 못한 행위라고 평가했다. 즉 식초 같은 것은 얻기 어려운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지 않으면 빌리러 온 사람에 솔직히 말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빌리러 온 사람에게 미생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솔직히 말하지도 않고, 또한 빌릴 때에는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았으며, 빌려와서는 얻어 온 것임을 말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미생고는 자신도 모르게 선의를 베풀기 위해 빌리러 온 사람을 속이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것이 공자가 미생고를 정직하지 않다고 본 이유였다.
이렇듯 공자의 가르침은 일상적인 일을 소재로 삼고 있다. 아마도 그가 말하는 일상 안에는 그저 평범함이 아닌 강력한 이상주의가 담겨있는 지도 모른다.
공자는 학문이란 일상적인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높은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모르는 것을 배우는 과정에서 절실하게 물을 수 있고, 분명히 알고 난 후에는 그것을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문이란 말 그대로 ‘배우고[學] 묻는[問]’ 과정을 뜻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생각[思]이 뒤따라야 한다. 공자의 제자 자하는 바로 이러한 스승의 가르침에 충실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자하는 “폭넓게 배우고 심지를 굳건히 하며, 생활에서 절실한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자신과 결부시켜 생각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스승이 말하는 학문의 최종 목표인 인(仁)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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