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論語> ‘君子三變’ 군자는 세 번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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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자하가 말하였다. “군자는 세 번 변하니, 멀리서 바라보면 엄숙하고, 그 앞에 나아가면 온화하고, 그 말을 들어보면 명확하다.”(子夏曰 君子有三變하니 望之儼然하고 卽之也溫하고 聽其言也厲니라. 「子張」9)
『논어』는 공자의 언행록이지만 제자들의 말도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제자들의 말도 결국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공자의 말로 간주할 수 있다. 이 구절 역시 자하의 입을 통해 나왔지만 공자의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하는 군자의 모습에 대해 세 가지로 요약한다. 먼저, 군자를 멀리서 볼 때는 용모가 씩씩하고 예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 매우 공손하고 진지하여 엄숙하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기운이 부드럽고 얼굴빛이 온화하여 친근감마저 든다. 그리고 그 말을 들어보면, 의리가 바르고 이치에 맞아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는 것이 조리가 있어서 누구나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용모는 엄숙하면서 온화하고, 말은 이치에 밝아 겉모습과 속마음이 모두 훌륭하게 조화된 사람이 군자라는 것이다. 이런 군자는 멀리서 바라볼 때와 가까이에서 만나볼 때 전혀 다른 느낌이 전해진다. 멀리서는 그의 근엄한 모습에 다소 긴장되고 조심스럽지만, 이런 군자를 가까이에서 대면하는 순간 그의 따스한 온기와 부드러운 표정은 긴장과 엄숙의 기운을 모두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말을 들어보면, 논리가 정연하고 이치에 합당하여 어느 누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자하의 ‘군자가 세 번 변한다’는 말은 속마음이 변한다는 것이 아니라, 군자를 대면하는 위치와 깊이에 따라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색다른 느낌이 전해진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군자는 만나면 만날수록 그의 진정한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어 감탄하게 된다는 말이다.
한 사람이 다양한 매력을 갖추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감동과 감탄을 준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자하는 다양한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군자의 모습을 ‘군자는 세 번 변한다’는 말로 높이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주역』의 혁괘(革卦) 해석을 보면, “군자는 표변(豹變)하지만, 소인은 혁면(革面)한다”라는 말이 있다. ‘표변’이란 표범이 변한다는 뜻이다. 표범은 겨울을 지내기 위해 가을에 털갈이를 한다. 이 때 표범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얼룩무늬가 선명해져서 완전히 다른 표범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한다. 이런 뜻에서 ‘이전의 허물을 고쳐 말과 행동이 질적으로 달라짐’을 표범에 빗대어 표변이라고 말한다. 반면, ‘혁면’은 단지 얼굴만 바꾼다는 뜻이다. 즉, 표변처럼 본질적인 변화가 아닌 ‘얄팍한 눈속임을 통해 자신이 반성하고 잘못을 고친 것처럼 보이도록 교묘하게 꾸민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표변이란 말을 ‘양심을 버리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다’는 정반대의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표변의 어원을 고려할 때, 분명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그렇게 사용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혀 이해 못할 일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옳은 일이 지금은 옳지 않은 일로 둔갑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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