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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四字論語> ‘知言知人’ 말을 알아야 사람을 안다

진성수
2021.08.29·4분 읽기·조회 44

 

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명(命)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禮)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子曰 不知命이면 無以爲君子也오 不知禮면 無以立也오 不知言이면 無以知人也니라.「堯曰」3)

 

‘사람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알 수 없는 것이 여자마음’이라고 말하고, ‘세월이 흘러야 알 수 있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모두 사람을 알기 어렵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알기 어렵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결국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뜻이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자들은 일찍이 사람을 아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 말라’든지, ‘누군가 생각 없이 하는 말 때문에 상처 받지도 말라’고 충고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지속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들어 보면, 사람마다 말하는 방식이나 태도가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시기 질투하기 좋아하는 사람의 말은 항상 변덕스럽다. 그래서 좀처럼 예측하기도 어렵다. 당연히 맞춰주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그런 사람의 행동은 참아주는 것만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가끔은 그 사람에게 말려들기도 한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 대해 깊이 후회하는 것으로 마감된다.

 

사람은 오래 사귀어 봐야 좋은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다. 여기에 친구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현자들의 충고를 정리해 보면, ‘사람은 가급적 넓고 다양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사귀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멋진 말로써 감추기도 하고, 때로는 과도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은폐와 과장 때문에 사람의 진심은 더욱 알기 어렵게 된다. 특히, 중요한 대상에 대해 최상급을 써가며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경우에는 정신을 더욱 바짝 차려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과장된 표현이 우리의 올바른 판단력을 종종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공자는 어떤 사람이 간사한지 아니면 지조가 있는지 알고자 한다면, 그의 말을 정확히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사람의 말에는 그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관, 경우에 따라서는 종교관과 우주관까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보면, 그 사람이 중요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예컨대 돈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말할 때마다 어떤 것이 이익이 되는지에 대해 말한다. 또한 종교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말할 때마다 은근히 그의 종교관과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곤 한다. 자신을 내세우기 좋아하는 사람은 말하는 중간 중간에 은근히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비관적이거나 낙천적인 사람들도 은연중에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낸다. 이러한 모든 경우에서 중요한 매개가 바로 ‘말’이다. 결국 사람들은 말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자는 만일 사람을 알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말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역시 대인관계에서도 ‘아는 게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