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226작은 의리에 매이면 큰일을 망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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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이는 소인에게 매이면 대장부를 잃을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소인에게 매이면’ 대장부를 제대로 대접하지 못할 것이다.(수괘 육이).
한나라의 대장군 한신이 젊었을 때 가난하고 힘없이 지냈었다. 빨래해서 벌어먹는 아줌마에게 밥을 빌어먹고, 백정의 가랑이 아래를 기어서 지나가는 등 불쌍한 수모를 당했는데, 그때 무섭이라는 사람이 위로를 하곤 했었다.
초나라 왕(항우)이 믿었던 맹장 용저가 한신에게 패해서 죽자, 그의 휘하에 있던 무섭을 시켜 한신을 설득하게 하였다. 당시 한신은 한나라 왕(유방)으로부터 임시로 ‘제나라 왕’이라는 직책을 임명받아 제나라를 평정하게 되니, 항우와 유방은 물론이고 한신도 똑같은 왕이라서 높고 낮음이 없었다.
무섭이 “지금 한나라 왕과 초나라 왕이 천하를 놓고 다투고 있는데, 장군(한신, 제나라 왕)께서 누구 편을 드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초나라 왕이 망하는 그 다음 날이 장군이 망하는 날인 것은 너무나 뻔한 일입니다. 세 분 왕께서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서 각기 자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만전을 기하는 일일 겁니다”라고 했다.
한신이 “내가 초나라 왕을 섬길 때에 창을 들고 임금을 호위하는 직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계책을 말해도 써주지 않았다. 그래서 한나라 왕을 찾아갔더니, 나를 대장군으로 임명하셨고, 옷을 벗어서 나를 입히시고, 밥을 해서 나를 먹이시며, 계책을 내는 대로 써주셨다. 그 덕분에 내가 왕이 된 것이다. 나를 알아주고 믿어주는데도 배반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무섭이 맥없이 물러나자, 한신의 모사 괵철이 은근히 말을 걸어왔다. “제가 앞에서 대왕의 얼굴을 보니 제후에 봉해질 상입니다. 그런데 대왕의 등을 보니 그 귀함을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뜻인가?”
괵철이 “초나라와 한나라가 전쟁을 오래하다 보니 사람도 물자도 다 피폐해졌습니다. 오직 대왕만이 온전하셔서 이 전쟁을 좌지우지 할 수 있습니다. 대왕께서 천하를 셋으로 나누자 하시면, 두 나라가 모두 찬성할 뿐입니다. 이것은 하늘이 준 좋은 기회인데, 작은 의리에 매여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도리어 그 화를 입게 됩니다”라고 하자, 한신이 “한나라 왕께서 나를 귀하게 대접하였는데, 내가 어찌 그 분을 배반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괵철이 말했다. “용맹과 지략이 임금을 두렵게 한 사람은 몸이 위태롭고, 세상을 덮는 공을 세운 사람은 상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임금을 두렵게 한 위엄과 상을 줄 수 없는 큰 공을 세우셨는데, 한나라 왕이 무엇으로 대왕을 대접할 수 있겠습니까? 공을 세우기는 어렵고 망가지기는 쉬우며, 때를 얻기는 어렵지만 잃어버리기는 쉬우니, 두 번 다시 좋은 때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작은 의리에 매이면 반드시 망하게 될 것입니다.”
한신이 차마 유방의 은덕을 배반하지 못하겠다고 하자, 유방에게 죽임을 당할 한신과 자신을 예견하고는 미친 척 돌아다니다가 숨어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항우가 망하고 중국이 안정되자 한신을 체포해서 죽였다. 신하로 포용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큰 인물이었던 것이다. 죽을 때 “괵철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하고 죽으니, 숨어 지내던 괵철을 잡아서 문초하게 된다. 좋은 충고를 한 괵철마저도 위험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작은 의리에 매이면 큰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니, 두 가지 일은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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