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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전통 문화예술의 향기]祭文, 미지세계 통찰을 보여주는 감수성 높은 文學

‘天’을 경외하고 ‘人’에 훈계하는 기능 

김우철 기자
2014.05.15·3분 읽기·조회 33

 

영조어필-숙빈최씨사우제문원고(英祖御筆-淑嬪崔氏祠宇祭文原稿). 영조가 1726년 11월6일에

 

친어머니 숙빈최씨(淑嬪崔氏, 1670~1718)의 생일을 맞아 숙빈묘(淑嬪廟)에 올렸던 제문으로서

 

효심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자료제공 문화재청)

 

 


 

제문은 제사에서 제물을 차리고 난후 읽는 글로서, 인간이 가장 절박한 상황에 지어지며 한계 상황에 놓인 인간의 내면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유교적 전통사회에서 제문은 천자(天子)·제후(諸侯)·사(士) 등 정치적 신분의 위계에 따라 제사를 모시는 대상과 범위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있었다. 크게 보아서 천지와 신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는 것과 망자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잘된 제문이란 살아있는 자들에게 망자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게 하며 제사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제문의 내용에 담긴 망자에 대한 참배들자의 기억은 제문 작성자의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더욱 극대화 된다. 경건한 마음과 공손한 언사, 그리고 진실한 애도를 우선으로 꼽는다. 말만 번드레하고 내용이 없거나, 슬픔이 도를 넘어 자제력을 잃으면 좋은 제문이라고 할 수 없으며, 절제와 조화를 갖추고 마음에 감동을 주도록 짓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제문의 발전은 조선 초기에 본격화된다. 이때는 국가의 기초를 마련하는 시기이므로 많은 국가 제사가 있었고 이에 따라 신을 빌어서 왕조의 사회적 공리성을 강조하는 제문이 증가되었다. 그러나 후대로 가며 국가 제사가 줄어들면서 사대부들에 의해 인간의 마음과 인간의 실존적 문제를 성리학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반영되면서 망자에 대한 제문이 일종의 ‘산문(散文) 형식의 문학(文學)’으로 발전하게 된다. 

 

망자를 기리는 제문의 형식은 일반적으로 세 단계로 구분된다. ‘유세차연월일(維歲次年月日)’을 필두로 날짜와 함께 제사자의 신분을 소개하고 망자와는 어떤 관계에 있는 사람인가를 술과 음식을 올려 망자와 접하게 되었음을 보고하고 고향(告饗)의 동기와 제문 창작의 배경을 밝히는 서두부(序頭部), 망인의 평생을 되돌아보고 그 업적을 추앙하거나 또는 망인에 느끼는 작가의 감정을 표현하는 애도 부분이 주를 이루며 망인과 화자 또는 공동체와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부각시키는 전개부(展開部), 망인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함께 고향한 사실을 확인하고 흠향(歆饗)을 바라는 종결부(終結部)로 구분된다. 서두부와 종결부는 형식구이며, 문집에 실릴 경우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개부에서 죽은 사람의 행적을 드러내는 대목에서는 성품과 자질·용모, 그리고 활동 사항과 타인의 평가 등을 기술하며, 작자의 감정이 나타나는 부분에서는 죽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각별한 감정이나 죽음에 대한 의견 등을 표현한다. 어떤 내용을 강조하느냐 하는 것은 때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