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230공자님의 인과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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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주어진 환경에 잘 만족하고 적응해서 어진 행실에 힘쓰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다(계사전 상, 4장).
『공자가어에 의하면 “공자님의 아버지인 숙량흘에게는 본처에게서 낳은 아홉 명의 딸과 첩에게서 낳은 아들이 있었다”고 했다. 본처에게서 난 아홉 명의 딸은 여성이었기에 대를 이을 수 없었고, 첩에게서 아들을 얻기는 했지만 다리가 부실한 병이 있었다고 한다. 이름이 ‘피’였는데, 아마 선천적으로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였기 때문에 ‘피(皮:뼈대가 기울어졌거나 살가죽만 있다는 뜻)’라는 이름을 썼을 것이다. 당시에는 첩의 자식은 가문을 이을 수 없었고, 더구나 몸이 성하지 못하면 대를 이을 수 없었다.
그래서 숙량흘은 70세가 훨씬 넘었지만 후사를 보고자 안씨에게 청혼을 했다고 한다. 당시에 청혼을 받아들인 안징재는 15세 또는 16세였다.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남편의 나이가 너무 많은지라, 혹여 자식을 못 낳게 될까봐 니구산에서 정성으로 기도를 해서 간신히 공자님을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니구산에서 ‘구’를 따서 이름으로 삼고, ‘니’를 따서는 중니라는 자를 지었다고 전해진다.
외동이 보다 귀하고 예쁘다는 늦동이로 태어났지만 3살이 못 되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만다. 원래대로 한다면 숙량흘이 가지고 있던 재산과 추현읍의 대부라는 지위도 어린 공자가 다 이어받아야 맞다. 하지만 숙량흘의 처첩이었던 시씨 자매는 그렇게 다 주고 물러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자가 숙량흘의 자식일 리가 없다는 모함을 하고 기정사실화 했다. “결혼한 지 3년만에 죽는 70이 넘은 노인이 어떻게 자식을 낳겠는가?” 하는 것이다. 결국 안징재 모자는 바람을 피운 엄마이고 그 결과로 낳은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쫓겨나고 만다.
알거지로 쫓겨난 데다가 불명예를 안고 살았기 때문에 갖은 고생을 다하게 된다. 그래서 훗날 공자님께서 “내 어리고 젊었을 적에 미천했기 때문에 비루하고 천한 일을 잘 알고 처리한다”고 하신 것이다.
반면에 첩에게서 난 아들, 즉 공자님의 서형은 명예와 재산을 모두 얻으며 잘 살게 된다. 숙량흘이 다스렸던 추현(鄒縣)을 이어받아서 추를 성씨로 썼고, 그의 아들 충(忠)에게까지 세습시켰다고 한다. 어린 공자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였던 것이다.
여기에 더 놀라운 것은 자를 백니(伯尼)로 썼다는 사실이다. 약관 때 짓는 자와는 달리, 나이가 40이 넘고 지위도 상당히 높아졌을 때 짓는 두 번째 자에는, ‘백(맹), 중, 계’ 등의 서열을 뜻하는 글자를 넣는다. 특히 맏이는 가문의 계승자이기 때문에 출신이 중요하다. 그래서 적장자일 경우는 ‘백’을 쓰고 서장자일 경우는 ‘맹’을 써서 구별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자님은 스스로 둘째라면서 ‘중니’를 쓰고, 서형에게 ‘백니’라는 적장자의 자를 쓰게 하신 것이다.
선친과 모친을 합장시켜 불명예를 회복했고, 노나라의 대부가 되어 권력과 재산을 얻게 되는 등, 공자님의 집안 내 발언권이 강하게 되었을 때이므로, 공자님의 허락과 인정이 없었다면 ‘백니’라는 자는 불가능했다.
공자님은 왜 어렸을 때 빼앗긴 자신의 명예, 지위와 재산을 되찾지 않으셨을까? 뿐만 아니라 형의 아들을 72신통제자의 한사람으로 만들고, 그 딸은 제자 남용과 혼인시켰다. 자신을 고통 속에 살게 한 형과 그 가족을 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더욱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여기에서 공자님께서 인을 높이고 체득해서 자연스럽게 인을 발현하여 주변을 사랑하며 살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역에서는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고 나와 남을 살리고 기르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세상을 사랑할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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