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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32저주받은 집값 상승

윤상철
2021.12.30·4분 읽기·조회 18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이는 소자에게 매이면 장부를 잃을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소인에게 매이면’ 겸하여 더불지 못할 것이다.(수괘, 구이)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에는 황금에 눈이 어두워 가까운 사람끼리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가 전한다. 드베르그의 막내 왕자는 부왕(흐레이드마르)을 위해 수달로 변신해서 물고기를 잡으려다가, 마침 그곳을 여행하던 세 명의 신에게 수달로 오해를 받아 사냥을 당해 죽었다. 그 사실을 안 흐레이드마르 왕은 자기 아들의 시신을 덮을 만큼의 황금을 요구했고, 신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엄청난 양의 황금을 합의금으로 주었다.

 

이 황금에 욕심이 생긴 큰 아들(파프니르)이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을 내쫓은 뒤 황금을 독차지 했다. 하지만 황금에 욕심을 낸 누군가가 황금을 훔쳐갈까봐 불안했다. 아무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도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을 내쫓지 않았던가! 그래서 황금을 동굴에 숨겨두고, 자신은 용으로 변신한 뒤에 황금을 깔고 그 위에 엎드렸다. 그리곤 혹여나 황금을 뺏으러 올 사람에 대비해서 먹지도 자지도 않고 지켰다. 물을 마시러 강으로 갈 때 외에는 황금이 있는 동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너무 소중한 황금이라서 나누어 가질 수도 없었고 누구에게 맡길 수도 없었다. 파프니르는 자신도 모르게 황금을 지키는 노예가 된 것이다. 물론 이렇게 잘 지켰어도 지그프리트에게 목숨과 함께 황금을 빼앗기고, 지그프리트 역시 황금을 노린 사촌형제들에게 목숨을 잃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지금 집값 땅값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값이 올랐다. 그냥 오른 것이 아니라 두 배 정도 올랐다. 엄청나게 오른 것이다. 하지만 그 뿐이다. 올랐다고 팔 수 있는 게 아니다. 살집이 하나밖에 없는데 팔고 어디로 가나? 늘그막에 할 일도 없는데 귀농하라고 하지만, 익숙한 환경을 두고 떠난다는 게 쉽지 않다.

 

팔자니 양도세가 턱없이 비싸졌을 뿐만 아니라 값이 더 오를 것 같아서 팔지를 못한다. 자식에게 상속을 하자니 상속세는 더 비싸다. 갖고 있자니 보유세가 엄청 오른데다 해마다 10% 이상씩 더 올린다고 한다. 파프니르가 황금을 지키는 노예가 되었듯이 집을 지키는 노예가 된 것이다.

 

재산이 늘었다고 좋아한 것은 잠시뿐, 연말이 되자 세금을 내기 위해 먹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고 돈을 모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한심함은 해가 갈수록 더해질 것이다. 현금화되지 못한 재산(부동산), 허울뿐인 재산을 지키기 위해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한심한 용(파프니르)을 닮아갈 것이다.

 

이번 부동산 값 폭등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의한 것이다. 1년 동안 20여 차례의 정책을 마구잡이로 내놓았고,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마구 폭등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이 한심한 용을 닮아간다고 죄인 취급을 하며 빠져나갈 구멍 없는 토끼몰이를 한다. 잘못된 정책으로 엉뚱하게 부자를 만든 실책을 만회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정책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짓이다.

 

토끼몰이를 당하는 사람도 망하겠지만, 집값의 폭락은 경제적 공황을 유발시켜서 국가적 폭망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졸지에 부자가 된 사람을 밉다고 깎아내릴 생각하지 말고, 이익을 보지 못한 사람의 주거를 안정시킬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당장 집 없는 서민이 갈 곳이 없지 않은가! 집값도 원래대로 내리게 하고 주거도 안정시킬 방법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작은 것에 집착하면 큰 것을 잃게 된다. 둘 다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