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235동인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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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육은 군자는 표범의 무늬와 같이 변하고, 소인은 얼굴만 고친다. 계속해서 얼굴만 고친 채로 있으면 흉하고, 바르게 고치면 길할 것이다.(혁괘, 상육).
지난 설에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선생님께서 “올해의 운을 동인지혁(동인괘 상구효가 동해서 혁괘가 됨)으로 보았어. 그 내용을 중앙일보 기자가 신문에 냈더니, 서로 자기가 미는 대통령후보가 군자라고 하며 좋아하더라”고 하시며 웃으셨다. 아마도 혁괘 상효의 “군자는 표범처럼 변하고, 소인은 얼굴만 변한다”는 말을 보고 각기 자기편을 군자라고 생각했나 보다.
동인괘는 하늘 아래에서 불이 빛나는 형상의 괘이다. 하늘 아래에 있는 불은 형광등이나 촛불 같이 작은 불이다. 그 불빛을 중심으로 모여서 친목을 도모하고, 학문을 토론하고, 사업을 하며, 취미생활을 함께 한다. 규모는 작지만 모인 사람끼리는 아주 친하다. 말 그대로 동인, 즉 한마음 한뜻의 동아리가 되는 것이다.
주역에서 말하는 동인은 좋은 뜻인데, 지금 사람들은 동인을 편파적으로 한다. 좌파라고 해서 좌파동인을 하고, 우파라고 해서 우파동인을 하며,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해서 이재명파동인을 하고, 윤석열을 지지한다고 해서 윤석열파동인이 되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옳고 그름은 없고, 우리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편은 그르다고 하며 서로 끼리끼리 동인을 한다.
그런데 다행히도 상효가 동했다. 상효는 동인괘의 제일 마지막효로 동인이 끝나간다는 뜻이다. 치열하게 싸우면서 우리편만 최고라고 욕심 잔뜩 들어간 동인을 하다가, 이제 그런 편파적인 동인을 그만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뜻이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치졸하기까지 한 편싸움을 그만 둘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동인괘의 상효가 변해서 간 혁괘는, 쇠 밑에 불을 지펴서 쇠의 재질과 형상을 바꾸고 고치는 괘이다. 고쳐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고쳐서 혁신하고 나면 쓸모 있는 물건이 된다. 물건뿐만 아니라 제도도 고치고, 사람의 몸과 마음도 고친다. 그래서 나날이 새롭게 고치는 수신을 한다. 고치고 또 고치며, 갈고 또 닦아서 아름답게 변하는 것이다.
혁괘의 상효는 고치는 것의 끝에 해당한다. 더 이상 고칠 것이 없게 되는 경지이다. 이때 군자라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자신을 갈고 닦아서 새롭게 된 것이 온 몸에 드러나는 것이고, 소인은 혁신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눈치를 보며 바뀐 척을 한다. 그래서 군자는 표범같이 속털부터 겉의 털까지 다 바꾼다고 한 것이고, 소인은 얼굴 표정만 바꾼다고 한 것이다.
올해는 임인년이다. 임인에서 ‘인’은 범을 뜻하고, ‘임’은 오행으로 수에 해당하므로 그 색깔은 흑색이다. 그래서 흑호라고 하는데, 흑호는 작은 범을 뜻하고, 작은 범은 표범이다. 혁괘의 “군자는 표범같이 변한다.”는 말과 합치된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는데도 겨울을 대비하지 않으면 망한다. 새로운 시대 요구에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작은 범이라서 자신의 몸과 마음은 혁신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까지 다 혁신시키기에는 힘이 모자란 것에 있다. 여태까지 편싸움을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군자가 될 리도 없다.
그러므로 힘이 부족한 작은 범, 작은 지도자는 소인들과 소통을 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우선 자신부터 솔선수범해서 혁신을 하고, 차츰 다른 사람을 잘 설득하고 교화시켜서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는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마음을 바르게 고쳐서 새 생활을 하는 세상에서, 우선은 급한대로 소인이 따라오게 한 뒤에, 그 소인을 잘 가르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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