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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간소개> 손자병법주해

<span style="color: rgb(255, 0, 0);">“이순신과 조선 장수들이 읽은 병법지침서”</span><br>손무 지음, 노승석 옮김/432쪽/24,000원

오흥녕
2022.05.20·4분 읽기·조회 39

 

 


 

 

아무리 한문을 싫어하고 문외한이라고 하더라도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 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한다’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표현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정작 잘 알지 못한다.

 

정답부터 말하면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가지 전투를 해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에서 나왔다.

 

1987년 10월부터 1993년 10월까지 KBS 2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TV 손자병법』(서인석·김희라·오현경 주연)을 기억하고 계신가? 종합상사 진산그룹 자재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삶을 다루며 치열하지만 때로는 야비함과 오해 등이 뒤얽힌 현실을 코믹하게 보여줌으로써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여러 상황을 헤쳐나가는 슬기와 지혜를 상징하는 책 『손자병법』은 이렇듯 처세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지만 정작 원래의 내용을 제대로 본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마 너무 어려워서 도저히 접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처음부터 접근을 막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책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다. 옛날부터 훌륭한 인물이 좋은 책을 쓰더라도 글쓴이의 생각을 모두 이해할 만큼의 수준이 되질 못했고, 그래서 좋은 책의 각 구절들이 대략 어떠한 뜻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주석서들이 편찬되곤 했다.

 

중국 춘추시대의 전략가로, 손자(孫子)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손무(孫武, 기원전 545년경-기원전 470년경)에 의해 저술된 『손자병법』은 원래 병법에 관한 책으로 ‘세상을 뛰어넘는 호걸’이자 ‘난세의 간웅(奸雄)’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폭군’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함께했던 조조(曹操, 155-220)가 주석을 붙인 『손자주(孫子註)』 이후 여러 종류의 주석서가 나왔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 유입된 『손자병법』도 그 내용에 맞게 무과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무인들의 필수적인 서적이었고, 심지어 온 국토가 전란에 휩싸인 임진왜란 시기에는 중국 명나라에서 간행한 책을 들여와 보급했다.

 

임진왜란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인물인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도 전쟁 당시의 기록인 『난중일기(亂中日記)』에 『손자병법』 모공편(謀攻篇)의 지피지기(知彼知己) 관련 구절을 옮기는 등 애독했음을 보여주고 있고, 그의 휘하 장수들에게도 보급되었음이 어느 장수가 남긴 고문서에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 책 『손자병법주해(孫子兵法註解)』는 임진왜란기인 만력 갑오년(1594)에 간행되어 왜군 정벌용으로 활용되었으나 그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았다가 『난중일기』를 최초로 완역·출간했던 노승석 성균관대 박사가 옮겼다. 

 

2014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영화 「명량」의 개봉 이후 ‘이순신 전문가’로 유명해진 그는 이순신 개인에 관한 문헌뿐만 아니라 당시의 관련자료를 두루 섭렵하면서 의외로 제대로 된 완역본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수년간의 연구 끝에 결과물을 내놓게 되었다.

 

제목만 들었을 뿐이고 본문 한번 제대로 본 적이 없다면 선선한 지금 봄날에 일독을 권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니.

 

도서출판 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