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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44대통령은 허풍도 필요하다

윤상철
2022.06.28·4분 읽기·조회 22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오는 그 믿음이 서로 사귀는 것이니 위엄있게 하면 길할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그 믿음이 서로 사귄다’는 것은 믿음으로 뜻을 발한 것이고, ‘위엄있게 해서 길함’은 쉽게 보이면 갖춤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대유괘 육오).

 

초나라와 한나라가 건곤일척의 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광무성에서 대치를 하였다. 여기서 승리하면 중국을 통일해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고, 패배하면 죽음밖에 달리 길이 없었다. 전세가 불리해져서 마음이 급해진 초패왕 항우가 “나와 그대가 임금끼리 한판 붙어서 자웅을 결단하고, 쓸데없이 백성들을 괴롭히지 말자”고 한나라 임금 유방에게 제안을 하였는데, 유방이 응하지를 않자 매복했던 쇠뇌를 쏘아 유방의 가슴을 맞췄다.

 

그러자 유방이 손으로 자신의 발을 문지르며 “호로자식이 내 발가락을 맞혔다!”고 하며 성안으로 들어갔다. 가슴에 화살을 맞아 중상이라고 소문이 나면 군사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걱정한 것이다. 화살 맞은 상처가 심해져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는데, 장량이 “억지로라도 일어나셔서 성안을 돌며 군사들을 안심시키셔야 됩니다. 군사들은 어느 쪽에 붙으면 이익일까하고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중상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항우쪽으로 항복해서 살길을 찾을 것입니다.”

 

그래서 누워있어야 할 몸을 일으켜서 군사들을 위무하고 다녔다. 군사들은 우리 대왕이 최고라며 안심을 하였지만, 무리한 행동 덕분에 상처가 덧나서 결국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후방으로 가게 되었다.

 

며칠 전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전거에서 내리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건강함을 과시하려고 사람들 앞에서 자전거를 탄 것이 오히려 화를 부른 것이다. 경호원의 부축을 받아 일어선 바이든 대통령은 “괜찮아요. 페달에 발이 걸려 넘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자전거를 타고 떠났다. 그날 오후 교회 예배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몸상태를 묻자, 줄넘기 하듯 펄쩍펄쩍 뛰며 건장함을 강조했다.

 

80세의 바이든 대통령은 아무래도 건강이 걱정인 것 같다. 2020년 11월 미국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에, 반려견 메이저와 놀다가 미끄러져 오른쪽 발목에 실금이 갔다. 여차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 2021년 3월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려고 계단을 가볍게 뛰듯이 오르다가 넘어졌다. 천천히 올라가도 되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위엄이나 능력보다 건강이 더 관심사인 것을 안 대통령이, 나는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뛰어올라가다가 걱정을 더 끼친 것이다.

 

“80 노령인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며 주변 사람들이 걱정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는 연설 무대와 유세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의 광고를 내보내면서, 나의 나이는 내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도자의 건강은 중요하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고, 건강한 정신에서 올바른 판단이 나오기 때문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광란의 정치를 하고 파국을 맞은 지도자의 원인은 건강에서 나온다. 사람들은 건강하지 못한 지도자를 불안해 하고, 심지어는 다른 지도자를 찾아 떠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허풍도 떨고 쇼도 하면서 건강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때로는 위엄을 보이면서 상하관계를 분명히 하면서, 아래 사람의 충성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임금과 신하가 서로 믿으면서 함께 나라를 다스리더라도, 임금으로서 위엄이 없으면 아랫 사람이 제 뜻대로 마구 나가니 조심하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