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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간소개> 나는 불완전한 내가 고맙다

상처받은 나를 치유하는 고전의 지혜<BR>강경희 저/264쪽/15,000원

손경수 기자
2017.03.28·5분 읽기·조회 16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의 삶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많은 고통을 어떻게 대면하고 다루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고전의 숲으로 떠나는 흥미로운 여행이다. 고통, 운명, 실패, 소통, 배움, 위로, 애도, 희망이라는 여덟 가지 키워드를 통해 『논어』, 『장자』, 『사기』, 『주역』, 『시경』 등의 고전을 현재적 관점에서 새롭게 탐구하고 해석한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주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그 힘줄과 뼈를 고달프게 하며, 배를 굶주리게 하여 몸을 곤궁하게 하고,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흔들어 이루지 못하게 한다.” 2천 년 전 맹자는 삶의 고통을 토로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이 겪어내야 하는 고통의 총량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매일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으로 불안하게 살아간다. 경쟁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관리를 한다. 불안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앞만 보고 내달리는 군중 속에 뛰어들어 함께 달린다. 정말이지 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니다. 일찍이 관중은 “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담을 수 없고,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물을 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저마다 가진 주머니 용량을 키우고 두레박줄을 길게 만들고 싶어서다. 그러나 정작 자기계발서를 읽고 삶이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왜 그럴까? 성공이라는 결과가 능력에 따라 도출된다는 사고방식이 그 안에 깔려 있어서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떤 실패의 원인이 결코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보지 않는다. 아니, 더 나아가 실패를 실패 자체로 바라보지 않는다. 실패는 어떻게 해서든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성장시키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실패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은 자기 그릇을 키우는 일과 맞닿아 있다고 조언한다.

대문호 소동파는 한평생 이어진 유배의 고통 속에서도 누구보다 자유롭게 살았다. 궁형이라는 최악의 치욕을 견뎌낸 사마천은 우리에게 『사기』라는 걸출한 저작을 남겼다. 관중은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실패를 거듭했지만, 실패에서 실패로 유연하게 넘나들며 마침내 제나라의 재상이 되어 천하를 호령했다. 세상사람 모두가 효용과 효율을 우선시할 때, 장자는 ‘쓸모’ 너머에 있는 삶의 본래면목을 이야기했고, 공자는 알 될 줄 알면서도 애쓰며 결국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주도하는 경지에 다다랐다. 절망과 고난 속에서 빚어진 그들의 품격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기억되어 보석처럼 빛난다.

그렇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고통도 때로는 희망의 씨앗이 된다. 『주역』은 그래서 “모든 존재하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고통 속에는 아픔과 상처만 있는 것이 아니며, 기쁨 속에는 이미 슬픔이 깃들어 있다고 했다. 부귀와 빈천과 마찬가지로, 행복과 고통은 우리가 원한다고 찾아오거나 거부한다고 해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거꾸로 말하면, 행복과 고통을 바라보는 절대적인 시각을 바꾸면 곤궁하든 영달하든 우리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고통을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운명 때문에, 우리는 고통의 바다에서 조용히 울면서 살아간다. 살면서 맞닥뜨린 수많은 고통으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은 우리에겐 따듯한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자각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평등하며, 모든 불완전한 것이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우리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는 세상이 요구하는 보편적 기준에 구속되어서는 안 된다. 각자가 걸어가는 길은 그 자체로 가치 있다. 남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당장의 실패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당당히 자기 길을 걸어가야 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유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의 도(道), 자기만의 인생길이다. 동양고전의 숲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자 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동아일보사 02-361-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