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으로 보는 세상 42겸손해야 귀함을 유지할 수 있다
초육은 겸손하고 또 겸손한 군자니 크고 어려운 일을 하더라도 길하다. 상에 말하기를 ‘겸손하고 또 겸손한 군자’는 낮춤으로써 스스로를 기르는 것이다.[謙卦 初六]
옛날 옛날에 마당에서 한가로이 쌀 낟알을 쪼아 먹고 있는 닭에게 황소가 따졌다. “매일 뙤약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농사를 짓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나도 겨우 콩 껍데기나 마른 짚풀을 먹는데, 너는 하루 종일 놀면서 맛있는 쌀알만 먹으니 잘못되지 않았는가?” 닭이 황소를 비웃으며 “정말 그 이유를 모른단 말이야? 너는 배운 게 없어서 그런 거야. 네가 비록 비를 맞아가며 혹은 뙤약볕 속에서 고생스럽게 일을 하지만, 그건 아무나 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하는 일은 쉬운 것 같지만 학식이 높지 않으면 할 수 없기 때문에 귀하게 대접 받는 거야.”
황소가 긴가민가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개가 아니꼽다는 듯이 말했다. “흥! 자식이 잘난 체 하기는…. 나도 밤잠을 못 자고 도둑을 지키면서도 겨우 먹다 남은 밥이나 먹는데, 도대체 네가 배운 학문이라는 것이 무어냐?”
그러자 닭이 거만을 떨며 말했다. “이 세상에 새벽을 여는 일을 하지. 내가 시간을 알려야 세상이 깨어나니, 몸을 써서 일하는 너희들과 같겠니? 내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비단옷을 입고 머리에는 붉은 관을 쓰고 눈 밑에는 붉은 옥관자를 붙이면서 격식을 차리는 거야. 너희같이 아무런 격식 없이 하는 일하고 어디를 비교하냐? 너희들은 까막눈이라서 모르겠지만, 내가 먼동이 틀 때마다 ‘꼬끼오’라고 외치는 것도 ‘고할 고告, 그 기其, 중요할 요要’라고 하는 거야. ‘중요한 것을 알립니다’ 즉, ‘지금부터 하루가 시작됩니다.’라는 거지. 이러니 내가 양반 중에서도 양반인 거야. 너처럼 아무 뜻도 없이 ‘개소리 멍멍’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거야.”
화가 난 개가 “너는 한 냥 값도 못 되지만, 나를 팔 때 두 냥 반이나 받으니 내가 더 귀한 양반이다.”고 대꾸하니 닭이 조롱하며 말했다. “별소릴 다 듣겠다. 그럼 개장수한테 팔려 갈 때에야 양반(개 값이 두 냥 반이라고 했으니, ‘두 냥 반’을 빨리 읽으면 ‘두 양반’ 즉 ‘양반 둘’의 뜻이 된다)이 된다는 뜻이구먼. 한심하다 한심해.” 그러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개가 닭한테 달려들어 닭의 벼슬을 물어뜯었다. 닭이 얼른 지붕 위로 쫓겨 가며 “야! 이 무식한 자식아. 말이 막히니 폭력을 쓰냐? 이리로 올라와 봐라. 너 같은 놈은 이렇게 높은 데는 한 번도 못 올라와 봤지? 그러니 세상 넓은 줄도 모르고….”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지만, 그렇게 학식 높고 귀한 일을 한다고 자랑하던 닭의 벼슬은 개한테 물어 뜯겨서 울퉁불퉁하게 되었고, 개 역시 화를 삭일 길 없었지만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본다.’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역에서는 ‘겸손하고 또 겸손한 군자는 크고 어려운 일도 성공할 수 있고, 또 자신의 덕을 기를 수 있어서 저절로 높아진다.’고 가르친 것이다.
尹相喆 (대유학당 대표)



![무신사,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 카드뉴스 논란 확산 [유교경영리포트]](/uploads/4/legacy/photos/20260521/art_17791935224319_134c6c.jpg)

![[단독] 구리시장 경선판 흔드는 ‘유령 여론조사’... 언론사 명의 빌린 ‘불법 대리 조사’ 의혹 포착](/uploads/4/legacy/photos/editor/2604/20260417081433_gxgnwrel.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