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문묘석전의 예찬 (4)
지난 3회는 중국의 예찬과 관련된 것들에 관하여 대략 살펴봄으로써 현재 성균관 석전 예찬의 근원을 짚어보았다. 이제는 현재 봉행하는 석전의 예찬에서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명실상부한 석전의 예찬을 만들고자 어렵지만 문제점을 짚어보려 한다.
현재 성균관 석전은 석전을 봉행하는 아시아 여러 나라 중에서 가장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이어 광복과 대한민국 수립 그리고 6·26사변으로 인한 파괴로 역사 문화의 분야에서도 크나큰 혼돈의 시기를 겪으면서 온 나라와 국민의 피폐한 삶으로 인해 우리 전통과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는 것조차 힘들어 변질되었거나, 오랜 시간의 흐름에서 오는 변형도 있었다고 본다.
성균관 예찬 찬실준뢰
『춘관통고』「찬실준뢰」에는 보(簠)와 궤(簋) 각각 2개가 변과 두 사이에 있다. 보는 왼 쪽에 있고 궤는 오른 쪽에 있다.(簠簋各二在 籩豆間 簠在左 簋在右). 보에는 도(稻)와 양(粱)을 담는다. 양은 도의 앞에 있다. 궤에는 서(黍)와 직(稷)을 담는데 직은 서의 앞에 있다.(簠實以稻粱 粱在稻前 簋實以黍稷 稷在黍前). 문제는 양(粱), 서(黍), 직(稷)이 우리 곡식 이름으로 확실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도 기장 량, 서도 기장 서, 직도 기장 직으로 나온다.
특히 ‘량’과 ‘서’가 제대로 구분이 되지 않는데 『대성통지』권지4「서고」에서는 “속칭 문미 또는 미미로 불리는데 잘 가리고 일어 깨끗하게 해서 끓는 물에 담근다(俗名穈米 揀淘淨 入滾湯中)”라는 구절이 있다. 속칭 ‘문미’라고 불린다는 문미는 붉은 기장을 말하고 미미는 검은 기장을 이른다. 즉 수수이다. 『태상지』「석전대제 제물」조에는 “반(飯)은 네 종류인데 도(稻), 서(黍), 직(稷), 미가 각각 4되 5홉이다. 점속미(粘粟米)는 6되이다(飯四色 稻黍稷米 各4升五合 粘粟米 6升)”라고 하였다. 알이 잔 좁쌀을 같은 부피만큼 담으려면 낱알 사이에 공백이 줄어 더 많은 양이 필요한 것을 보여준다. 또한 도량 서 직 중에 양이 빠지고 대신 점속미가 있어 양이 점속미 인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대성통지』를 다시 보면 양(粱)은 “속칭 양곡(粱穀)이라 하고 백색 황색 청색의 3종류가 있다. 백색을 상으로 친다(俗謂粱穀 有白黃靑三種 以白爲上)”라고 한다. 즉 좁쌀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렇게 풀어보면 『춘관통고』「찬실준뢰」는 “보(?)에는 쌀과 차좁쌀을 담는데 차좁쌀이 쌀의 앞에 있다. 궤에는 수수와 기장을 담는데 기장이 수수의 앞에 있다(簠實以稻粱 粱在稻前 簋實以黍稷 稷在黍前)”고 볼 수 있다. 직은 기장 또는 곡식으로 쓰일 뿐 보리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반궁예악소』「조제품법」에서는 서직도량 이 네 가지 제품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거른 후에 끓는 물에 담가 일어 건져서 밥을 짓는다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생 곡식을 올린다.
갱(羹)은 대갱(大羹)과 화갱(和羹)의 두 가지가 있다. 『춘관통고』「찬실준뢰」는 “등(鄧) 형(鉶)이 각각 3개씩 있는데 보궤의 뒤에 있다. 형을 앞에 두고 등이 다음이다(鄧鉶各三 在簠簋後 鉶居前 鄧次之)”, 또 “등에는 대갱을 담고 형에는 화갱을 담는다. 모활을 더한다(鄧實以大羹 鉶實以和羹 加芼滑)”고 하였다. 모활이란 아직 어려서 여린 가시가 있는 부드러운 채소를 이른다. 『반궁예악소』 권지3 「조제품법」에 대갱은 맑은 쇠고깃국이다. 소가 없으면 양으로 대체한다고 하였다.『대성통지』권지4 「대갱고」는 “쇠고기 익힌 맑은 국물을 사용, 조미하지 않은 것을 태갱이라 하고 등에 담는다. 소가 없으면 양으로 대신 한다(用淡牛肉煮汁 不用調和 名太羹 實於登 無牛以羊代之)”라고 했다.
화갱에 대해서는 돼지 등 갈비살을 얇게 저며서 끓는 물에 넣어, 위에 뜨는 찌꺼기는 건져내고 깨끗하게 익혀 소금·간장·초를 넣고 고루 섞고 제사지낼 때 뜨거운 맑은 쇠고기 국물을 부어 올린다. 『태상지』「정배위단자」는 무(菁根)·소금(鹽) ·초(醋)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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