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論語> ‘行不由徑’ 길을 갈 때는 지름길로 가지 않는다

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자유가 무성이라는 곳의 재상이 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사람을 얻었느냐?” 자유가 말했다. “담대멸명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길을 갈 때는 지름길로 가지 않고 공적인 일이 아니면 아직까지 저의 집에 온 적이 없습니다.”(子游爲武城宰러니 子曰 女得人焉爾乎아. 曰 有澹臺滅明者하니 行不由徑하며 非公事어든 未嘗至於偃之室也하나이다. 「옹야 12」)
공자의 제자 자유(子遊)가 무성(武城)이라는 작은 도시의 재상으로 임명되었다. 애제자가 공직을 수행하게 되자 공자는 축하하며 그에게 물었다.
“공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인재를 얻었느냐?”
“예, 성은 담대(澹臺), 이름은 멸명(滅明)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그 사람은 결코 지름길이나 좁은 길로 가지 않고 공적인 일이 아니면 저에게 와서 청탁하는 일이 없습니다.”
담대멸명은 노나라 무성 사람으로 자기가 맡은 일에 충실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또한 사적으로 청탁하거나 지름길로 가지 않는 공명정대한 사람이었다. 나중에 공자는 담대멸명도 제자로 삼았다.
‘경(徑)’은 길이 작고 빨리 갈 수 있는 길로 지름길 또는 샛길을 의미한다. 사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는 지름길로 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름길은 누구나 걸어가는 큰 길이 아니고 자신만이 아는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모르게 혼자만 가는 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지름길이 부정하게 이해되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대로(大路)를 정정당당하게 걸어가면 출세하지 못하고 대부분 지름길로 가는 사람이 출세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름길로 가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들은 반드시 세상 물정에 어둡다고 여긴다. 살다보면 자기 이익을 위해서 거리낌 없이 지름길을 가는 사람이 많지만, 청렴결백하고 공명정대한 사람은 지름길로 가지 않고 넓은 대로를 정정당당하게 걸어간다.
얼마 전 음대(音大)에 진학하기 위해 그 대학 교수에게 실기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있었다. 정정당당하게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들에게는 옳지 않은 지름길이다. 남들은 어렵게 취업하지만 부모의 회사에 낙하산으로 취직하는 사람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또한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지조를 버리고 권력에 아첨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일들이 모두 지름길로 가는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정당한 방법으로는 출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경쟁 속에서 내 자신이 처한 상황이 불리하면 불리할수록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또한 부정과 비리의 유혹이 심하면 심할수록 정정당당히 정도(正道)를 걸을 수 있어야 한다. 지름길이 만연하면 정당한 경쟁이 사라기고,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모두 불행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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