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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34복보다 효심이 우선이다

편집부
2017.11.29·4분 읽기·조회 13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이는 거꾸로 기름이라, 법도에 어긋나니, 언덕(상구)에 기르려 해서 가면 흉하리라. 상에 말하기를 ‘육이가 가서 흉함’은, 행함이 동류를 잃었기 때문이다.〔頤卦 六二〕

『역경』 「계사전」에 장례풍속의 변천을 말하면서 "아주 오랜 옛날에는 부모님의 시신을 나뭇가지로 덮어서 들판에 두었는데, 비바람에 썩어가는 시신이 드러나고, 또 들짐승들이 파헤치며 시신을 훼손하니, 슬픈 마음에 나뭇가지로 다시 덮고 노출되면 또 덮고 해서 마치 계속해서 장례 치르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관을 쓰고 봉분도 만들어 훼손되지 않게 하고, 무덤의 위치를 알리고 지키는 나무도 심고 석물도 설치하게 된 것이다"라고 하였다.

『석명(釋名)』에는 “장례지낸다는 ‘장(葬)’자는 감춘다는 ‘장(藏)’자와 같고, 광중의 ‘광(壙)’자는 밝다는 ‘광(曠)’자와 같으니, 밝은 공간에 잘 감추어두는 것이다”라고 했다.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속에 감추는데, 이왕이면 돌 없고 수맥 없는 좋고 안전한 곳에 잘 모신다는 것이다.

『효경』에 “그 묏자리를 점쳐서 편안히 모신다”고 했다. 정자(이천선생)는 “그 묏자리를 점치는 것은 그 땅이 좋은 지 나쁜 지를 점치는 것이지, 음양가가 말하는 자손의 화복(禍福)을 점치는 것이 아니다. 땅이 좋은 경우는 그 조상의 신령이 평안하고 그 자손들도 번성하니, 뿌리를 북돋고 지켜주면 가지가 무성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 땅이 좋다는 것은 땅 색깔이 빛나고 윤택하며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다. 조상과 자손은 기운이 같으므로 조상이 편안하면 자손이 편안하고 조상이 위태하면 자손이 좋지 않게 되는 이치이다. 그러나 땅을 가리는 방위와 택일의 길흉에 미혹되지 말아야 하니, 조상을 받드는 것 보다 오로지 자신과 후손에게 유익한 것만을 꾀하는 것은, 효자의 마음씀씀이가 아니다.

묏자리를 쓸 때 다섯 가지를 고려해야 하니, 뒷날에 도로가 되는 곳, 성곽이 되는 곳, 권세가에 의해 빼앗기는 곳, 절대농지가 되는 곳을 피해야 한다. 또 광중을 팔 때 4~5자를 파서 돌이 나오면 다른 곳을 파야 되고, 습기가 많은 곳을 피해야 하며, 관곽을 송진으로 발라야 하고, 석회로 시신을 덮어서 광중의 입구를 봉하는 것이 그 대강의 요체이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묏자리를 쓰는 것은 효심에서 우러난 것인데, 후손의 복을 얻기 위해 좌향과 택일을 하는 습속이 효심을 이기게 되었다.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풍수집의(風水集議)』에서 “덕과 의리(德義)를 닦지 않고 복(福)을 구하는 잘못된 습속이 풍수에 빠지게 된 이유이다”라고 비판하였다.

곽박은 『금낭경(錦囊經)』에서 “기운은 땅 속으로 흐르고, 사람은 부모로부터 몸을 받으니, 부모의 유골이 기운을 얻으면, 자손이 음덕을 받는다”고 했다. 이런 복에 대한 욕심이 효심으로 둔갑해서, 명당자리를 탐하다 못해 남의 명당터를 빼앗거나 도장(盜葬)하는 패륜을 저지르게 하였다. 그래서 역에서는 ‘능력 있고 멀쩡한 사람이 도리어 죽은 사람에게 복을 구하고, 아랫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않고 윗사람이 잘 해줄 것만을 구하니 법도에 어긋나고 흉하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