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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35죄가 커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

편집부
2017.12.13·4분 읽기·조회 17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초구는 죄가 작을 때 형틀을 신겨서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커지지 않도록 하니 허물이 없다. 상에 말하기를 ‘형틀을 신겨 움직이지 못하게 함’은 커지지 못하게 함이라. 〔噬嗑卦 初九〕

『음부경』에 “불은 나무에 의해 생겨났지만 화를 불러 반드시 나무를 소멸시키고, 간신은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기회가 되면 반드시 나라를 무너뜨리니, 이러한 이치를 알아서 방비하는 지혜를 수련하는 사람을 성인(聖人)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이전(李筌)은 “불이 나무에서 나오지만 불이 나면 나무가 타고, 간사한 사람이 나라에서 나오지만 간사한 사람이 성장하면 나라가 멸망한다. 나무 가운데 불이 감추어져 있으나 불은 형체가 없이 시작되는 것이고, 나라 안에 간사한 사람이 숨어있으나 간사한 것도 형상이 없이 시작되는 것이니, 성인이 몸을 닦고 행동을 연마해서 간사한 것과 불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불의 원천은 나무이다. 나무가 있어야 불이 생겨난다. 그런데 그렇게 생겨난 불이 자신을 만들어준 나무를 태워버리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또 간신은 나라가 있어야 태어나고 살아나갈 수 있다. 나라가 없다면 그가 어떻게 부귀를 누리겠는가? 그렇지만 때가 되면 자신의 작은 이익을 앞세워 나라를 망치는 것이다.

또 이전은 “나라에는 군사가 없는 전쟁이 있고 재앙이 없는 화가 있다.”고도 풀이하였다. 여기서 “군사가 없는 전쟁”과 “재앙이 없는 화”는 무엇인가? 먼저 “군사가 없는 전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암중모색하는 전쟁이지 군사를 동원해서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는 것이고, “재앙이 없는 화” 역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잘못되는 줄도 모르고 당하는 재앙이라는 것이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은 알 수 없다. 평소 잘 수련한 성인만이 깨달을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군사가 없는 전쟁 중이다. 여당과 야당이 다투고, 노인과 젊은이가 다투고, 기업가와 노동자가 다투며, 기득권자와 신참자가 다툰다. 서로 옳다고 갑론을박을 하니 무엇이 진실인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시경』 「정월」시에 “사람들의 거짓말을/ 어찌하여 징계치 않으시나?/ 저 옛 원로들을 불러서 문의하고/ 점치는 관원에게 물어도 봤지만/ 모두들 ‘내가 성인(聖人)이라’고 말하니/ 누가 까마귀의 암컷 수컷을 알까?”라고 읊었다. 경험 많은 원로가 왜 모르고, 신령한 점괘가 왜 모르겠는가? 다만 아무리 옳은 것을 가르쳐 주어도, 자신의 이익을 앞세워 애써 모른 척 하기 때문에 결론이 나지 않을 뿐이다. 결국 시인이 걱정한 주나라는, 유왕(幽王)이 나라를 망쳐먹은 다음에야 충신과 간신이 구별되었다. 왜 간신이 준동했을까? 첫째는 간신이 성장하도록 기회를 준 것이고, 둘째는 준동하도록 틈을 주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유왕이 훌륭한 임금이고 보필하는 신하가 훌륭해서, 간신이 성장해서 준동하지 못하도록 막고 충신이 잘 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간신 역시 충신 얼굴을 하며 충성을 다했거나 평범한 백성으로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죄가 커지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잘 막아야 한다. 그것이 소인에게는 복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