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한국 근대 유림의 굴절
<span style="color: rgb(255, 0, 0);">“역사를 잊은 유림에게 미래는 없다”</span><br>정욱재 지음/424쪽/35,000원
.jpg)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 정신을 북돋운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정신을 드높인다.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 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1970년대 이전에 태어나 (지금의 초등학교 전신인) 국민학교를 다녔던 40, 50대 이상의 연령층이라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앞부분은 지금도 입에서 술술 나올 정도로 기억되는 「국민교육헌장」이다.
공무원, 군인, 경찰 등을 비롯해 학교 현장의 교사와 학생이라면 누구나 외워야 했고, 특히 학생들은 선생님이 갑자기 외워보라고 시켰을 때 글자 하나라도 잘못 발음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면 엄청난 욕설 및 매 타작과 함께 ‘애국심이 엉망인 녀석’ ‘이런 정신으로 북괴와 맞서 싸울 수 있겠느냐?’는 훈계를 들어야 했는데, 본문 내용 하나하나가 지난 1968년 12월5일 선포 당시까지 한반도에 존재했던 엄혹한 분위기를 반영했으나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는 점점 잊혀져 가다가 마침내 2003년 국민교육헌장 선포 기념일이 폐지되며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망국(亡國), 일제 식민통치, 분단, 한국전쟁, 냉전(冷戰), 군부 독재, 경제개발 등 격동의 한국현대사 속에서 한편으로는 자주독립을 위한 치열한 싸움의 최전선에서 활동했고, 한편으로는 일제 식민지배세력과 타협하여 우리 민족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기도 했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애국애족의 일념에서 강력한 통치자에게 적극 협력하기도 했으나 해방 후 성균관과 유림을 새롭게 정립시킨 심산 김창숙 선생의 정신을 받든 이들이 면면히 이어져 지금의 유림을 형성해왔다.
1910년 대한제국이 한·일 합방으로 멸망할 당시만 해도 한반도에서 식민지 지배세력이 가장 두려워할 정도로 막강한 정치력과 경제력을 가졌고, 이후의 독립운동과 3·1 만세운동, 파리장서운동 등을 통해 끊임없이 조선총독부의 회유, 공작, 탄압, 포상의 대상이 되었던 유림들에게 어떤 일들이 진행됐고, 누가 협력했으며, 사실 관계는 어떠했는지에 대해 그동안 극소수 연구자들에 의해서만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데, 이런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지금까지 진행된 일제협력유림에 대한 연구 동향부터 1800년대 후반에서 대한제국기까지 유림의 동향, 1910년대에서 1920년대까지 (성균관의 조직과 기능을 변경한) 경학원과 일제협력유림의 활동,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유림단체의 조직과 활동, 193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조선유도연합회와 (소위) 황도유학 등 시기별 주요 주제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두드러진 활동상을 보였던 인물들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2024년 여름휴가 기간을 맞이한 유림들은 물론 유교전통문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이라면 한 권씩 구입해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이 책이 모든 것을 다 알려줄 수는 없겠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유명한 말처럼 역사를 잊은 유림에게도 미래는 없다.
도서출판 선인(☎ 02-718-6252/6257)



![무신사,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 카드뉴스 논란 확산 [유교경영리포트]](/uploads/4/legacy/photos/20260521/art_17791935224319_134c6c.jpg)

![[단독] 구리시장 경선판 흔드는 ‘유령 여론조사’... 언론사 명의 빌린 ‘불법 대리 조사’ 의혹 포착](/uploads/4/legacy/photos/editor/2604/20260417081433_gxgnwrel.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