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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50원리원칙만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편집부
2014.07.01·4분 읽기·조회 15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육은 쓴 절제니, 고집하면 흉하고 뉘우치면(중도를 따르면) (흉함이) 없어질 것이다. [節卦 上六]

 

 

 

주발은 유방을 도와서 한나라를 창업한 공신이다. 또 한나라를 통째로 들어먹으려는 여록·여산 등 여씨를 몰아내고 다시 유씨의 한나라로 만들었으며, 더욱이 문제를 황제로 추대한 공신 중의 공신이다. 그런 주발이 정승에서 물러난 뒤에 역모를 꾀했다는 모함을 받아서 하급관리에게 심문을 받게 되었다. 주발이 개국공신으로 제후(강후)가 되었고 현 임금인 문제를 세웠으며, 그 공주를 며느리로 맞이한 국구의 신분이었지만, 옥에 갇혀서는 어떻게 대답할 줄도 모르고 또 옥리에게 갖은 모욕을 다 당하였다. 당황한 주발이 옥리에게 1천근의 황금을 뇌물로 주자, 옥리가 “공주를 증인으로 삼으십시오” 하고 충고를 하였다.

 

당시 공주는 문제의 딸로 주발의 아들 주승지와 혼인한 사이였다. 공주가 시아버지를 위해서 증인을 서고, 박태후(문제의 생모)가 “강후가 여러 여씨를 죽이고, 황제의 옥새를 꿰차고 북군의 군대를 모두 거느렸었는데, 그 때에 반란하지 아니하고, 이제 작은 고을에 살면서 반란을 하고자 했겠는가?” 하며 황제를 설득해서 풀려나게 되었다. 풀려난 다음에 어찌나 혼이 났던지 “내가 백만대군을 거느리고 전쟁터를 횡행했지만, 옥리 한 사람의 위세가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고 술회하였다.

 

이때 대학자이자 충간을 많이 했던 가의(賈誼)도 한 마디 거들었다. “비유하자면 임금의 높음은 집과 같고, 여러 신하는 계단과 같고, 뭇 백성은 땅과 같습니다. 계단이 있기 때문에 임금의 권위가 서는 것입니다 … 항간의 속담에 ‘쥐에게 돌을 던지고자 하나 그릇을 깰까 꺼린다’고 하고, ‘깨끗한 신발일지라도 베개 위에 올려놓지 않고, 해진 모자라도 그 위에 신발을 올려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릇도 상할까 우려해서 조심하고 해진 모자라도 그 역할을 소중히 하거늘, 하물며 임금에 가까이 있는 귀한 대신이겠습니까?

 

잘못이 있으면 삭탈관직하시는 것도 좋고, 죽음을 내리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임금께서 예의와 존경을 표했고 관리와 백성들도 존경하며 따르던 대신이 죄를 저질렀다 해서, 죄를 그대로 지적해서 명예를 떨어뜨리고, 형리에게 심문시켜서 꾸짖으며 매질하게 하시니, 존귀한 자라도 하루아침에 모욕을 줄 수 있다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신이 뇌물을 받았으면 ‘청렴하지 못하다’고 말하지 않고 ‘제기(祭器)를 정돈하지 못했다’ 하며, 스캔들에 연루되면 ‘휘장과 발을 다스리지 못했다’ 하며, 임무를 감당하지 못했으면 ‘아래 관리가 직책을 다하지 못했다’고 한 것입니다”

 

대신을 욕보여 우습게 알게 함으로써, 대신이 관리를 장악해서 백성을 다스리지 못할 것을 염려해서 임금에게 간언한 것이다. 문제가 그 말을 받아들여 함부로 욕보이지 않으니, 이 뒤로는 대신으로서 죄가 있으면 모두 자살하고 형벌을 받지 않았다.

 

청문회장에 나온 장관후보들을 보면서, ‘저렇게 명예를 떨어뜨리게 한 뒤에 아랫사람을 다스리며 직책을 수행하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너무 원리원칙만을 고집하면 흉하다”고 한 易의 가르침이 떠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