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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36오만은 화를 부른다

편집부
2017.12.28·4분 읽기·조회 16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구는 닭이 나는 소리가 하늘에 오름이니 고집해서 흉하다. 상에 말하기를 ‘닭이 나는 소리가 하늘에 오름’이니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는가? (中孚卦 上九)

얼마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으로 방문했다. 그 성과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시끄러운데, 지난 12월 18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華春瑩)의 말이 방점을 찍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시주석과 문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개선과 발전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한반도 등 지역문제의 협력강화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었고, 중요한 공동인식에 도달했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만 해도 두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앞으로 우호적이며 상호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가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뒤의 말이 중국적이고 고압적이며 명령적이다. “두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가리켰다. … 우리는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통된 인식을 진지하게 실천함에 있어서, 양국 수교의 초심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한 것이다. 말투로 보아 우리나라 보고 명심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다음 말을 기다렸다. “두 나라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하는 기본원칙에 따라, 서로 진심으로 대하는 이웃의 도리를 견지하고, 협력공영協力共榮에 근거해 민감한 문제를 계속해서 적절하게 처리하길 바란다.” 도대체 누구 보고 처리하라는 것일까? 역시 우리나라?

“아울러 중국과 한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줄곧 건강하고 안정될 수 있도록 정확한 발전궤도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하며 말을 맺는다. 이 말도 우리나라 보고 추진하라는 말이 확실해 보였다. 연합뉴스 기자의 번역이 잘못되었나 하고 보니, SBS의 편상욱 기자도 똑같은 기사를 썼다. 적어도 오역은 아닌 것 같다.

다시 요약해 보면, 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은 성공적이다. 그런데 그것은 중국 입장에서 볼 때 성공적이라는 말이고, 한국은 양국수교의 초심을 명심해야 하고, 사드 등 민감한 문제를 계속해서 적절히 처리해야 하며, 중국이 요구하는 궤도로 정확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우리나라만 명심해야 하고, 처리해야 하며, 추진해야 되는가?

맹자께서 “천하에 도가 없을 때는 작은 자가 큰 자에게 부림을 당하고,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부림을 당한다. 이는 천리이니, 천리를 따르는 자는 보존되고, 천리를 어기는 자는 망한다”고 하셨는데, 작금의 약육강식의 시대를 맞아서 강대국인 중국에게 당하고 있는 것이다. 4대강국에 둘러싸인 약소국이라서 중국에 잘 보이려고 찾아갔는데도 이 모양이다. 맹자 말씀대로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면 겪어 나가야 하는 일이겠지만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그렇다 쳐도 중국의 행태는 너무 심하다. 힘을 앞세워 일방적인 요구를 하는 도(道) 없는 나라가 어찌 오래 갈 것인가? 더구나 중국은 아직 세계 최강국도 아닌데 주변 국가를 위협하며 최강국 흉내를 내고 있다. 그래서 역에서는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닭이 하늘 높이 오르려 고집하니 흉하다. 오래 가지 못한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