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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동정

"말이 아닌 실천으로 내일을 향해 달리겠다"- 김영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과 만나다 -

편집부
2014.12.01·8분 읽기·조회 14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습니다. 먼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으로서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유도회총본부의 정상화를 이루는데 8개월이 넘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유교의 활성화를 바라는 많은 유림 지도자들의 노력이 있어 지치지 않고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능력이 아닌 그 분들의 노고가 있어 오늘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지난날 유도회를 돌아보면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길 수 없습니다.

전국 유림들의 말없는 지지가 있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온갖 방해에도 총회를 가득 메워주신 대의원들과 중앙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유도회 지부에서 사문진작을 위해 흔들리지 않고 활동해 주신 유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지지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다 차려 놓은 밥상 위에 숟가락을 하나 올려놓았을 뿐이라는 어떤 수상 소감이 오늘 다시 생각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몸을 낮추고 성실과 노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수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결코 두려워하거나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유림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어 실타래처럼 엉킨 난제를 하나둘씩 풀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유림권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는 시점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유도회총본부에 대한 유림들의 기대가 큽니다. 회장님께서 진단하시는 현재 유림권 상황에 대한 소견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유림권은 독단이 판을 치고 갈등이 만연해 있습니다. 침체에서 벗어나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활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상황입니다. 지난 8개월 여의 성균관과 유도회총본부의 상황은 현재 유림권이 처해 있는 상황을 압축해서 보여 주는 생생한 실례입니다. 유도회와 성균관은 지극히 가까웠을 때도 있었고, 소원한 관계였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균관과 유도회, 향교와 지부 등의 관계는 우리 몸속에 퍼져있는 혈맥과 같습니다. 더 이상 은원에 사로잡히지 않고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유도회와 성균관의 단합으로 유교문화 창달에 매진하여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유림이 되는 것이 우리의 본분입니다.

 

◆회장님이 진단하시는 유림권의 상황이 그렇다면 생각하고 계시는 해결책은 무엇입니까. 특히 해결 과정에서 유도회 총본부의 역할을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황이 어렵다고 주주 물러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유도회총본부는 이제 8개월 여의 혼란을 벗어나 바른 궤도에 접어들었습니다. 더 이상 지나간 일에 연연하거나 집착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 내일을 향해 달려야 합니다. 과거에 집착해 미래를 대비 못한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됩니다.

말이 아닌 실천으로 답하겠습니다. 유도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부정비입니다. 첫째는 화합이고 둘째는 개혁이며 셋째는 교화입니다. 화합은 우리의 힘을 배가시키고 개혁은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가르치고 설득하고 실천해서 존경 받는 유림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유교를 바탕으로 한 윤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도덕을 힘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 세상 모든 힘은 도덕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어야 합니다. 유도회가 앞장서겠습니다.

공부자께서는 “이미 이루어진 일은 더 이상 말하지 않으며, 지나간 일은 탓하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시기 유도회의 혼란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고 미래를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루어 내겠습니다.


◆회장님의 어깨에 많은 것들이 달려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평소에도 유교권의 변화의 개혁에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유교의 올바른 변화 방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없어져야 할 것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가야 합니다. 그러나 전통의 기반 위에 굳건하게 서서 새로움을 창조하겠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동양문화의 근간이었던 유교의 전통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심산 김창숙 선생은 “성인의 글을 읽으면서 성인이 시대를 구하고자 한 뜻을 얻으려 하지 않는 이는 거짓 선비이다. 참다운 선비는 시대에 맞게 의리를 실천하는데 충실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선생의 말씀처럼 시대에 맞는 의리가 무엇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새로운 유교의 미래를 개척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국민과 소통하는 유교,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유교, 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유교로 변혁해야 합니다.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여 유교의 노쇠함을 극복해야 합니다. 권위만 앞세우는 그릇된 자세를 과감히 탈피해 시대를 선도하고 무너진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합니다.

유도회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제도와 조직을 정비해 21세기에 걸맞은 유교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유도회장으로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소통과 대화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앞으로 어떻게 유림들과 대화하면서 소통하실 계획이십니까.


마음이 새로워지면 사람이 즉 유림이 새로워집니다. 유림이 새로워지면 유교가 새로워집니다. 바람직한 변화는 갈등이 아닌 관용과 화합 그리고 상생하려는 자세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자세로 유도회의 문을 활짝 열고 유림들을 만나겠습니다. 나만 옳다는 식의 독선이 얼마나 유림들을 분열시키고 유교를 혼란에 빠지게 했는지 지난 수개월 동안 누누이 지켜보았습니다.

듣기 싫은 소리에도 귀를 열겠습니다. 의견이 다른 이도 만나 설득하겠습니다. 그러나 대의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행위를 하는 이들과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출마의 변에서 심산 김창숙 선생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심산은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았으나 독립운동사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세력과 손을 잡기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대쪽 같은 의리를 지키면서도 대의를 같이 한다고 생각되는 이들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유연성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해방 후 폐허에서 유도회를 설립하고 성균관대학교를 세울 정도로 실천력과 결단력이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참 선비이신 심산에게 과감한 결단력과 실천력을 배우겠습니다.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이룰 수 있는 단단함을 본받겠습니다. 

 

◆출마의 변에서 공부자의 말씀도 인용하셨습니다. 평소에 좌우명으로 삼고 계시는 공부자의 말씀과 회장님의 삶에서 이 말씀의 의미에 대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씀을 많이 외우지는 못하지만 항상 수첩에 적어두고 되새겨 읽는 구절들이 몇 개 있습니다. 실행보다 말이 앞서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논어> 이인편의 “옛날에 말을 함부로 내지 않은 것은 궁행이 미치지 못할까 부끄러워해서였다” 구절을 새기고 있습니다. 또 항상 배움을 구하기 위해 <논어> 태백편의“ 독실하게 믿으면서도 학문을 좋아하며 죽음으로써 지키면서 도를 잘해야 한다” 구절을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공부자의 말씀처럼 말로만 유교 경전을 이야기하지 않고 실천에 앞장서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바른 선비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 공부가 부족한 저의 의견 대신에 선비에 대한 글 중 감명 깊었던 부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선비가 가슴에 하늘을 품는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비의 인격은 오랜 세월 옛 성현을 본받아 학문을 닦고 인격을 수련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원숙한 성취의 경지라 할 수 있다. 가슴에 하늘을 품고 천명을 아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안으로 이룬 선비의 실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