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KZ정밀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공개해야”…문서제출명령 재항고 비판

법원 “영풍 손해 여부 판단 위해 계약서 조사 필요”…콜옵션·우선매수권 등 주주가치 훼손 의혹 쟁점

김정기 기자
2026.05.18·5분 읽기·조회 57

 

KZ정밀이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의 경영협력계약 공개 문제를 놓고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의 재항고를 강하게 비판했다.

 

KZ정밀은 영풍,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장형진 영풍 고문 등 3자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를 제출하라는 법원 문서제출명령에 대해 장 고문 측이 다시 불복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문서제출명령은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 원대 주주대표소송과 맞물려 있다. KZ정밀은 해당 계약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처분 구조와 연결돼 있으며, 영풍과 주주의 이익을 훼손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라고 보고 있다.

 

쟁점은 경영협력계약의 구체적 내용이다.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해당 계약에는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한국기업투자홀딩스 동의 아래 행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하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측 추천 이사가 영풍 추천 이사보다 1명 더 많아야 한다는 조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 측 보유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콜옵션, 우선매수권, 공동매각 요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도 쟁점으로 거론된다. KZ정밀은 이 같은 구조가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의 처분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KZ정밀의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장 고문 측은 이에 즉시항고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8일 항고를 기각하고 1심 결정을 유지했다.

 

서울고법은 결정문에서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각종 의무를 부담하면서 영풍에 손해가 발생하는지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와 심리를 통해 판단할 문제라고 봤다. 이를 위해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1심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공개매수신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내용만으로는 콜옵션의 구체적 행사조건과 방법이 모두 밝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계약서 중 아직 공시되지 않은 부분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또 계약서 제출을 거부하는 행위가 주주평등 원칙에 어긋나는 차별적 행위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경영협력계약 문서 제출 요구가 주주의 정당한 감시권 행사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장 고문 측은 법원 결정에 다시 불복해 재항고에 나섰다. KZ정밀은 이를 “진실 은폐를 위한 시간 끌기”로 규정하고 계약서 일체의 즉각 제출을 요구했다.

 

KZ정밀은 영풍 측이 최근 별도 계약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신청 기각 결정을 앞세워 이번 경영협력계약서의 제출 필요성까지 부정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KZ정밀에 따르면 영풍이 예시로 든 계약서는 2025년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전략을 넘겨받은 와이피씨(YPC)가 영풍과 체결한 추가합의서다. 이는 영풍·MBK·장 고문 사이의 경영협력계약과는 별개라는 설명이다.

 

KZ정밀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면 여론을 호도하고 재판부 판단에 불복하며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법원에 경영협력계약서를 제출해 의혹을 해소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판단에도 공개를 회피한다면 시장과 주주는 해당 계약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중대한 내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KZ정밀은 영풍의 주주로서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어떤 방식과 조건으로 MBK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이 과정에서 법인 영풍과 주주의 이익이 훼손됐는지를 주주대표소송에서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계약서 제출 공방을 넘어 상장기업의 핵심 자산 처분 구조와 주주 감시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회사 가치와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다. 그 처분 가능성과 조건이 특정 투자자와의 비공개 계약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면, 시장과 주주는 그 내용을 확인할 정당한 이해관계를 가진다.

 

공자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했다. 신뢰가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이다. 기업 지배구조에서도 다르지 않다. 계약이 적법하고 정당하다면 공개와 검증을 피할 이유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법적 절차를 통한 시간 끌기가 아니라, 시장과 주주 앞에 계약의 실체를 밝히는 일이다.